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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Oct 10. 2024

자기 계발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행복할 결심

“와, 오늘 맛있는 반찬이 많은데요?”


콩나물, 깻잎쌈에 된장, 비름나물, 잔멸치 볶음… 친정엄마의 나물 반찬에 남편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

엄마표 나물을 보니 갑자기 없던 식욕이 도는 걸까, 남편과 나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먼저 쌉싸름한 깻잎두장에 따끈한 현미밥을 한술 넣는다. 그 위에 콤콤한 된장과 심심한 나물 한 젓갈 올려주면 소박한 시골쌈밥 완성이다.

입에 넣는 순간, 시골의 건강한 푸르름이 입 안에 한가득 퍼진다.


가족끼리 이렇게 마주 앉아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으면 그게 행복지 않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이었다.

N잡을 핑계로 끊임없이 강의를 들었고, 남들이 하는 건 나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벌인 일들이 이제는 내 목을 조이고 있었다. 바쁜 직장생활과 엄마 노릇 사이에 자기 계발의 여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욕심에 비해 내 체력과 시간은 한 없이 부족했다.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 그리고 자괴감.


‘이제는 그만 행복해지고 싶다.’


나는 무력감을 핑계로 한 없이 게을러졌다. 스마트폰 숏츠에 정신을 내어주고 폭음과 폭식을 즐겼다.

‘누군가 여기서 날 꺼내주었으면…'


제일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엄마로서의 내 모습이었다. 기력이 없다는 핑계로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모른 채 했고 공부를 지도할 의욕이 없었다.

놀이터에 가자고 떼를 쓸 때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큰 소리를 친 적도 있었다.



이제는 그만, 비교와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길.

5분만, 단 5분을 목표로 잡으면 이 게으름의 늪에서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독서한 줄, 걷기 5분, 글쓰기 한 문단…


해야 되는 것 말고 하고 싶은 것에서 출발해 보는 건 어까.

‘그러고 보니 나 어릴 때 다이어리 꾸미고 그림 그리는 거 좋아했는데…'

피곤했던 하루를 좋아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하루는 제법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의 소중한 시간은 언젠가 흘러가버리고  만다.

반짝이는 너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다. 너와의 시간에서 나도 함께 성장하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이 깊어진다.

이제는 행복한 엄마모드로 서서히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매일, 매 순간 행복하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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