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슬픔의 보따리들을 가슴앓이로 끌어안고 산다.
누가 예당호의 물을 우물 안에 가두었다고 말할 수 있던가?
예당의 물은
모래알들로 얼룩진 세계를 벗어나기 위해
그 수많은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온몸으로 여기까지 흘러 왔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저녁놀을 타고 몸부림치며 울먹여 왔는데,
그리고
얼마나 많은 갈대를 쓰러뜨리고 일으키며
빈 들판을 달려 왔는데,
잠시라도 머무를 수 없음을
예당은
사랑하는 사람의 애환을 담아서 수 만 개 구겨진 보재기들로 펼쳐내어
슬픔의 가슴앓이를
씻어내려 소리 내어 흔들리고 있다.
누가 예당호의 물이 고요하다고 말하던가?
넘실거리는 물결 저 밑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는 아픔의 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는데,
견디다 견디다가,
오랜 세월 가슴으로 구겨져 오는 그 잔 물결들이
이렇도록 참아내며 흔들거리고 있는데,
그리고
보따리가 풀어져 버린 온갖 사랑의 아픔들이
물결 밑으로 가라앉아 쌓여 가는데,
잠시라도 소용돌이 치고 있음을
예당은
떠나는 사람들의 슬픔을 담아서
넘치는 물결로 부딪치고, 또 부딪치고 있다.
물은 잘게 멍이 들어
가슴앓이의 넘실거리는 보따리들을
구겨진 채로 마구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