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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복 Jul 14. 2023

자기인식 (self- awareness)

사이아트 도큐먼트 7.18~7.23



“아름다움과 평온함의 궁극에 대한 실존적인 갈망, 그것이 바로 천국이다” 어느 신학자의 글귀이다. 그 의미에 따르면 예술을 하는 인간의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예술도 궁극의 갈망임이 옳다. 그러나 단지 아름다움과 평온함만은 아닐 것이다. 지옥이 있어야 천국이 있듯이 ”추가 있어야 미가 있다.“


어려움이 있어야 그것을 돌파하는 쾌감이 있고 더러움이 있어야 깨끗함의 정결을 느낄 수 있듯이 예술은 아름다움과 추함 모두를 수용하고 한계를 풀어헤친다. 칼 융은 인간의 삶이 자아가 자기를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실현을 이루어가는 여정으로 보았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깨달을 때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듯 쓸모 없이 버려진 흔적들을 일으켜 세우는 이 작업은 굳어진 인식으로 인한 생의 고통에서 나를 자유로이 해방시킨다.


반복적으로 무작위 하게 긁어내고 구겨진 선들은 그 자체로 미의식과 추의식을 갖고 있다. 선과 색과 나는 하나 되며 자기인식(self awareness)을 한다. 재료와 공명하는 자기인식의 순간은 너와 나를 가르는 관념을 버린 거울처럼 투명한 찰나의 감정과 의식이 담겨있다. 재현을 위한 제한적 미술재료의 용도와 달리, 신체 움직임과 리듬을 반영한 자유로운 선과 색은 입자의 선명성이 흩어지고 충돌하며 역동적인 율동의 흔적을 남긴다. 그 순간 대상의 에너지는 극대화되며 마치 코에 숨을 불어넣듯 생명력을 가진다.


이것은 나와 재료의 교감 이외의 어떤 판단도 없는 상태이며 몰입과 합일의 순간이다. 자연의 경이를 보며 창조주를 경탄하듯이 그 흔적 통해 내 안의 신성(창조성, 순수의식, 참나, 초월적 자아, 본연지성 등 무엇으로 불리든)을 발견한다. 묵상이나 수행과도 같은 이 행위를 통해 과거 자기 편향적 지식과 편견으로 쌓은 왜곡된 인식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침내 조화롭고 자유로운 내적 상태에 이르도록 스스로를 조율하는 것이다.



사이아트 도큐먼트 선정 작가전 SOLO EXHIBITION

전시명 :  자기 인식展 

전시 기간 : 2023.07.18 ~ 07.23

전시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63-1 B1 사이아트 도큐먼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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