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당일인 11/27 일요일, 6시도 전에 일어나 버렸다가 마누라가 10시반에 깨워줘서 겨우 다시 일어나자마자 생일 축하를 해줬다. 정말 간만에 꿀잠을 잤다.
오전부터 여기저기서 축하 메시지와 봉투들이 속속 도착하여 다 내 통장으로 압수를 하였다.
"내가 곧 두배로 불려줄께~^^"
12시까지 1차전을 치르면서 마누라 카톡으로 들어온 돈봉투를 내 계좌로 이전하던 중 결제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재설정 하고 겨우 옮길 수가 있었고 마누라에게는 생활비로 10만원만 현금으로 찾아서 쥐어주기로 했다.
"이 10만원을 100만원으로 불려봐, 마눌~ 그게 재테크야~"
이제 1시가 되면 장인, 장모님께서 교회 마치고 우리 집에 오셔서 물물교환식을 거행하고 나서 일산 어머니댁으로 어제 사온 돼지곰탕을 전해드리고 오면 끝..이 아니구나..
차에 기름을 넣고 세차를 하고 장을 보고 3시에 어제 못본 동네 형님과 당구장에서 3게임을 치고 와야 오늘의 모든 일과가 끝이 날 것이다.(당구장은 패스~)
1시가 넘어도 처가댁 부모님들께서 연락이 되지 않는데 맛있는 녀석들에서 오징어 볶음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마누라가 갑자기 먹고 싶다고 해서 장을 봐올겸 동네 마트에 다녀왔다.
하지만 오징어 볶음이 없어서 반찬가게 사장님께 물어보니 이따 5시나 되어야 준비가 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이따 다시 와서 사기로 하고 나물 사온 걸로 2차전을 준비하였다.
2시반이 되어 처가댁과 물물교환식을 마치고 이제는 일산 어머니댁으로 출발~
장모님과 장인어른께서 오셨을 때 매년 마누라 생일 때 잊지 않고 건네 드리던 한말씀을 전해드렸다.
"이렇게 예쁜 딸 나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사이 홀로그램 장미꽃이 배송되어 선물로 줬고 마누라 팔찌가 뒤엉켜 도저히 풀 수 없었던 것도 풀어내 주었다.
3시에 어머니댁 바로 건너편에 있는 주유소에 들러 먼저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월~화요일에 비소식이 있어서 간단히 실내 세차만 했다.
"외부 세차는 내일 비오면 공짜로 하는 것으로~"
주유소에 들렀다가 어머니댁에 와서는 한시간동안 다과도 먹고 또 한차례 물물교환식을 거행하였다.
올해 아쉽게도 집에서 김장을 담그지 못했는데 돼지곰탕을 드리고 우리는 어머니께서 밭에서 유기농으로 직접 재배해서 만든 배추김치와 겉절이, 알타리, 무김치, 콜라비, 당근 등을 득템하였으니 남는 장사를 했다.
자율신경실조증이란 불치병을 반평생 이상 앓고 계신 어머니께서 최근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하시다가 지금은 조금 기력을 회복하신 듯 하여 다행이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부부의 건강을 걱정하고 계신다.
누가 누굴 걱정할 처지가 아닌 어머니께 각자 건강을 알아서 잘 챙기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모부님께선 동창회에 가셔서 인사를 못드려 아쉬웠지만 다행히 4시에 일찍 귀가를 하셔서 인사를 드리고 4시반 집으로 출발~
오늘 아침부터 마누라가 오징어 볶음을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아까 못산 오징어 볶음을 사왔다.
5시반 집도착, 이제서야 오붓하게 우리 부부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마누라는 오징어 볶음을, 나는 세상에서 두번째로 맛있다고 생각하는 장모님표 소고기 사태 장조림과 어머니표 유기농 겉절이로 마무리를 해본다.
물론 세상에서 첫번째로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마누라가 내게 해주는 음식이다!! (그래야만 한다.)
동갑내기인 우리 부부는 내가 생일이 16일 빠른 이유로 1년에 16일동안 오빠 소리를 듣고 있는데 오늘 밤 9시전 마지막으로 듣고 이제 다시 한해를 기다려야 한다.
"오빠, 내년에 다시 올께~"
마누라가 장모님과 한시간동안 전화를 하는 사이 나는 나는 좀 자고.. 마누라는 통화를 마치고 9시경 뻗어 버렸다.
뻗기 전에 나를 깨워서 뭔지 모를 버럭 한바탕 하고 좀이따 잠시 깨서는 내게 뭔지 모르겠지만 미안하다며 다시 잠을 잤다.
내게 뭔가 서운한 감정이 있었으리라..
"귀여우니까 봐준다, 마눌~♡"
잠든 마누라를 보며 다시한번 맘속에 담고 있는 말을 건네어본다.
"생일 축하해~ 사랑해~ 잘 자요~ 아, 그리고 쭉 너여~♡"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마누라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 사랑스럽다.
흔한 마누라 생일의 풍경이었다..라고 생각하고 싶다.
꼭 생일처럼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과 함께 살고 있고 하루하루 목숨이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입니다.
내가 가끔 마누라에게 해주고 있는 말..
"당신과 함께하는 난 매일매일이 기념일이다."
이 작은 사실 하나만 깨우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행복해질 수 있는 권리가 생겼을 것입니다.
나처럼 마누라가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겨본 자라면 쉬운 일이겠지만 아니라면 어려울수도.. 주의!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그 날까지 화이팅~!!
[마누라가 쓴글] 동갑내기 남편에게 존댓말과 함께 오빠라고 불러주는 나
남편과 나는 둘다 77년 진사년 뱀띠로 동갑이다.
게다가 남편 생일은 11월 11일, 난 11월 27일 같은 달이다.
남자들은 왜그리 오빠 소리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내 생일이 오기 전 16일 동안은 남편에게 '오빠' 소리를 한다. 그걸 그렇게 좋아한다.
남편은 예전에 동갑은 여자로도 생각 안 했던 사람이었다. 연하만 여자로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첫눈에 내게 반했던 걸 생각하면 희한할 뿐이다 ^^;;
우린 첫 만남부터 생각이 통하고 말이 통했었다. 아~ 그러고보니 3번째 만남이 아니라 두 번째부터 사귀게 된 거였네 ㅋ~ 빠르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맘은 똑같다. 남편이 내가 좋았던 것은 외형도 있었지만, 생각과 말이 통했다는 거였다고 한다. 그 당시 첫 만남 후 3일 후에 다시 만날 때까지 우린 서로에 대한 생각으로 밤잠을 설쳤었다. 난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남편에 대한 생각으로 심장이 계속 뛰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ㅋ~
지금은 가끔 그런 얘기를 한다. 동갑이라 어떤 얘기를 해도 공감이 된다고~ 이게 동갑의 강점 아닐까요? ^^*
내 말 습관이 존댓말을 하는 거였는데 어느날 남편이 존대해 주는 게 좋다며 얘기를 했었다. 나도 동갑을 만나게 되면 존대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아예 그때부턴 존댓말로 바꿔버렸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우리 부모님도 엄마가 월상이신데 아빠한테 존대를 하셨으니 당연하게 여겨졌었다.
내 남자는 내가 높여줘야 한다. 밖에 나가서 존대해주는 것만큼 효과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집에서도 물론이고~ 내 남자의 대우도 달라질 것이다.
여러분은 서로를 존중해주며 행복하신가요? ^^*
관련 글 (복.붙.해서 돌려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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