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_평범한 택시 드라이버의 능력
보통의 존재인 나는
나를 너무 특별대우하는 것이 아닐까?
엉뚱한 두려움 일러스트 프로젝트
종이꼴라주, 컴퓨터 작업
2022
나는 택시를 그리 많이 타지는 않는다.
면허가 없는지라 할 수 없이 타야만 하는 경우에만 타는데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 날은 불행히도
습관적인 편두통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때였다.
겨우 택시를 잡아 타고 목적지를 말하고 앉았다.
택시기사님은 5~60대 정도 돼 보이는 머리 희끗한 분이셨고
외모도 택시도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택시도 일반 택시였다.
그런데,
수다스러우신 것도 아니고 어찌나 운전을 조심히 잘해주시던지
걸핏하면 멀미가 잦은 나는 편안하게 택시 안에서 쉴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택시 안에서 생각을 해보았다.
운전을 잘해준다고 택시비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대충 운전하는 것보다 신경도 당연히 더 쓰일 것이다.
어떠한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평범한 택시기사님은
손님을 위해(혹은 자신을 위해) 최선으로 운전을 해주신다.
그러면서 나를 돌이켜 보았다.
나 역시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반 사람인데
나를 너무 특별하게만 생각했던 걸까.
나는 이 택시 기사님처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능력도 아주 뛰어나지 않은
보통의 인간인데
나만 특출 나다고 착각했던 건 아닐까.
우연히 탄 택시에서 이런 감정을 느낄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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