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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팡팡 Mar 16. 2022

엉뚱한 두려움_일곱 번째 이야기/보통의 존재

보통의 존재_평범한 택시 드라이버의 능력

그림 - 한팡팡


엉뚱한 두려움_일곱 번째 이야기

보통의 존재_평범한 택시 드라이버의 능력


보통의 존재인 나는 
나를 너무 특별대우하는 것이 아닐까?

엉뚱한 두려움 일러스트 프로젝트
종이꼴라주, 컴퓨터 작업
2022



나는 택시를 그리 많이 타지는 않는다.

면허가 없는지라 할 수 없이 타야만 하는 경우에만 타는데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 날은 불행히도 

습관적인 편두통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때였다.

겨우 택시를 잡아 타고 목적지를 말하고 앉았다.


택시기사님은 5~60대 정도 돼 보이는 머리 희끗한 분이셨고

외모도 택시도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택시도 일반 택시였다.

그런데, 

운전실력은 고급지신 분이셨다.

수다스러우신 것도 아니고 어찌나 운전을 조심히 잘해주시던지

걸핏하면 멀미가 잦은 나는 편안하게 택시 안에서 쉴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택시 안에서 생각을 해보았다.

운전을 잘해준다고 택시비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대충 운전하는 것보다 신경도 당연히 더 쓰일 것이다.

어떠한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평범한 택시기사님은 

손님을 위해(혹은 자신을 위해) 최선으로 운전을 해주신다.

이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감동이었다.


그러면서 나를 돌이켜 보았다.

나 역시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반 사람인데

나를 너무 특별하게만 생각했던 걸까.

나는 이 택시 기사님처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능력도 아주 뛰어나지 않은

보통의 인간인데

나만 특출 나다고 착각했던 건 아닐까.


우연히 탄 택시에서 이런 감정을 느낄지 몰랐다.

보통의 존재인 나는

어쩌면 너무 건방지게 인생을 대충 살아온 듯싶다.



그림과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으며

출처를 포함한 후 개인적 용도로 자유롭게 쓰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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