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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다정 Feb 24. 2022

나는 완벽한 맥시멀리스트 입니다.

내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이유

그렇다.

나는 누가 봐도 완벽한 맥시멀리스트다.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고, 미니멀리스트가 하나의 키워드가 되어 유행처럼 번진, 맥시멀리스트로 살면 되려 이상해 이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나는 아주 완벽한 맥시멀리스트다.



맥시멀리스트는 하고싶은 것이나 갖고싶은 것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정의되어 있다. 내가 이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나의 유년시절부터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12살이 되기 전 까지 유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합리적인 선에서 갖고싶은 물건들은 내가 조르기 전에 부모님께서 알아서 구입해 주셨고, 문화적으로도 풍부하게 경험하도록 해 주셨다. 그러다 갑자기 IMF가 왔고, 우리집은 직격탄을 맞았으며 용돈은 밥값, 차비가 전부였지만 이상하게 그때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던 것 같다. 돈은 없었지만 마음은 풍족했다는 말은 참 추상적이지만 그땐 그랬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전공을 살려 개발자가 되었고 10년을 그렇게 야근과 새벽 퇴근을 반복하며 살았다. 돈을 버니까 그게 참 좋았던 것 같다. 돈을 버니 하고싶은게 더 많아졌다. 생활비를 하고싶었던 취미, 갖고 싶은 물건들을 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하고 손에 넣으니 행복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시간을 쪼개서 보고, 듣고, 먹고, 경험하는 일들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1분 단위로 계획을 짜고 그렇게 생활했다. 한시도 가만있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하고 싶은게 참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내 삶 자체가 맥시멀리스트가 되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나쁜것일까?

나는 이게 다른사람들 눈에는 잘못되어 보인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내가 올린 유튜브 영상에 물건이 너무 많아 지저분해 보인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하는게 많다는 악플이 달리면서 내가 잘못 살고 있는건가? 라는 고민에 빠졌다.

성격상 내 바운더리 내에 있는 사람들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보니 그냥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악플은 마음에 남았고 어릴 때 부터 이렇게 살아왔던 나는 이게 잘못되었나 라는 생각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었다.



나는 물건을 살 때 그걸 만든 사람의 고민과 수고로움을 생각한다. 그게 하나의 작품이라면, 그걸 구입하는게 작품을 구입하는거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을까? 나는 작품을 구입하고 소장하게 된다는 생각을 갖고 물건을 구입하고 물건을 대한다. 나름대로 물건을 소장하는 기준도 있다. 그리고 그 물건을 오래도록 사용한다.



맥시멀리스트는 나쁘고 미니멀리스트는 좋은걸까? 각자의 삶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나는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탐닉하고, 누군가 만든 멋진 작품을 소장하며 살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쉴틈없이 만나고 그들에게 과하게 표현할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일들,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늘도 바쁜 나는 완벽한 맥시멀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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