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이 글에 정치적 견해나 주관이 크게 개입되지 않음을 미리 밝힌다. 4호선을 매일 이용하는 평범한 직장인 반 대학생 반인 나의.. 아무 생각이랄까..? 그냥 한 번쯤은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아무 말이나 써 보고 싶었다.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총 13개월 넘게 지하철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 전장연 시위는 분명 방식이 잘못 됐다. 일반 시민들의 발을 묶어놓는 인질식 시위는 지양해야 한다. 시위가 이어진 지난 13개월 동안 나도 그렇고 내 친구들도 개인적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각지역에서 전장연이 13시간 동안 공사 직원 및 경찰과 대치했다고 한다. 경찰은 전장연이 지하철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무력으로 제압했다. 지하철은 삼각지역을 총 13차례 무정차 통과했다. 합법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시위를 법적인 방식으로 제압한 점에 대해서는, 이제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내가 무서웠던 건 뉴스 기사 속 시민들의 반응이다. 장애인은 정신에도 장애가 있냐고, 무력으로 제압한 거 잘했다고, 전장연 정신 차리라고, 이번 대응에 대해 정부를 칭찬한다고..? 분노와 혐오는 위험하다.
그리고 시민들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지금의 정부는 꽤나 보수적인 성향에 속한다. 다수의 시민들이 명확하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향한 정부의 무력 대응에 박수의 갈채를 보낸다. 그 다수의 시민은 과연 사회적 강자일까? 개개인을 놓고 보면 대다수가 약자일 것이다. 경제적 약자, 사회적 약자, 물리적 약자 등 그 모습은 달라도 말이다. 약자끼리 서로 혐오하는 건 위험하다. 전장연을 제압한 정부가 얼굴을 바꿔 경제적 약자인 누군가를 제압하는 건 어려운 일일까? 약자가 꿈틀댈 때 제압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해진다면 진짜 약자가 ‘나 소외됐어요’라고 하는 외침이 사회에 온전히 닿을 수 있을까?
매일 아침 9시까지 지하철 라인을 3개나 갈아타며 출근하는 내게 4호선은 중요하다. 집이 4호선 쌍문역을 지나야 나오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은 출근할때 전장연 시위로 인해 지각도 많이 했고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그래서 그들이 이런 방식의 시위를 안 하면 좋겠다. 그렇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내 불편보단 사회적 분위기가 더 걱정된다. 누가 누군가를 혐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라는 존재 역시 약자이고 누군가로부터 혐오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이유로 사회적 혐오를 혐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