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습작
학창 시절에 공부를 하는 동안 나의 손톱은 언제나 짧고 뭉툭했다. 일치감치 싹을 잘라내어도 불안은 좀처럼 멈추질 않았고, 자신을 지나치게 곱씹은 탓에 쓰라린 날도 많았다.
고등학교 3년간, 야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길. 그 어두운 귀갓길을 비추며 초승달이 수십번 차오를 동안, 나의 손톱은 한 번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어차피 내가 보름달처럼 차오를 날은 찾아오지 않을 테니까. 펜을 쥐고도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짙은 어둠 속을 정처 없이 헤매는 날들이 수년간 이어졌다.
설을 맞아 고향에 돌아가니, 어머니께서 '손톱이 많이 길었다'며 이젠 물어뜯지 않는 거냐고 물어보셨다.
그제야 손바닥을 펴 확인해보았다.
어느새, 손끝에 피어난
나의 초승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