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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도 힘들어요

팀장도 팀원이 휴가 쓰면 좋아요

by 갈매기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요즘 제가 너무 힘들고, 스스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마음 편히 글이 써지지 않아 오지 못했습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팀장이 되어서인지, 친구들은 모두 팀원이기에, 단톡방에서 친구들이 팀장 욕을 할 때 듣다 보면 "어라? 그건 네가 잘못한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나 친구가 "팀장 휴가 안 가나? 팀장이 회사 안 오면 좋겠는데?" 할 때 나도 얘기했다.

"그거 알아? 팀장도 팀원이 휴가 쓰면 좋겠어."




1. 무두절, 팀장도 무미절(?)을 원해요


무두절(無頭節)
회사에서 직장 상사(頭)가 없는 날. 직장 임원과 팀장들이 휴가나 출장 갔을 때, 부하직원들이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는 날을 말하며, 부하직원들의 어린이날이라 불리고 있다.
-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사장이 없는 날, 팀장이 없는 날을 무두절이라고 한다지요?


제 친구들이 유독 카톡방에 자주 나타나는 날, 오늘 안 바쁘냐 물으면 하는 말이 있죠.

"응, 팀장 휴가라 자유임~ 팀장 맨날 휴가 가면 좋겠다."

제 친구들만이 아니라 회사에서 친한 동료들도 "오늘 이사 휴가다, 점심 먹고 좀 늦게 들어가자" 하는 말 자주 들어봤었는데요.

아마 다들 팀장 휴가라는 이유로 조금 더 휴게실에 자주 가있거나, 점심시간을 더 길게 보내고 오는 등의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얘기를 듣다가 처음엔 하지 못했지만 요즘 친구들에게는 하는 말.

"그거 알아? 나도 팀원들이 다 휴가 떠나면 좋겠어."


지난 달이었나, 여름휴가 겸 팀원들이 모두 휴가를 떠났는데 어찌나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회사에서도 마음이 편하던지.

아무래도 팀원들이 있으면 저도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고 더욱더 매뉴얼에 맞게, 에프엠으로 일하곤 했는데요.

팀원들이 없는 날, 오랜만에 자유의 몸이 되는 날이죠.


팀장도 팀원이 휴가가 기를 바랍니다.



2. 팀장도 사람이에요


그거 아세요?

팀장도 사람이에요...

팀장도 월급 받는 직장인이에요...


저도 칼퇴를 좋아하고, 6시 땡 하면 뛰어가서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맥주 한 잔 마시는 즐거움이 있는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팀원들 앞에서 모범을 보이고자 원치 않는 일도 도맡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 끼기 싫은데 끼어들어 업무를 조율하고, 팀원들한테 모진 소리해가면서 회사에서의 평가를 나쁘지 않게 받게 하려 하고.


누군들 쥐꼬리 월급 받으며,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하고 욕먹고 싶겠습니까.


오늘도 묵묵히 팀원이 해결하지 못한 일을 보며 뒤처리를 하기 위해 팀장은 오늘도 야근을 합니다.





간만의 속풀이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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