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스로 모르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내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모든 상황에서 내 대답은 '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이다.
"무슨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
"무엇을 관찰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디로 이직해야 할지 모르겠어."
처음에는 모르겠다는 나 자신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까 모르겠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게 말하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간단하게 외면하고 지금처럼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것은 내 인생을 전혀 책임지지 않고 방치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모르면 누가 알고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그 어떤 누구도 해야 할 일을 대신해서 알려줄 수 없다. 타인이 알려준다고 해도 그것이 스스로 이해하고 있는 상황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나는 모든 고민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외면한 채로 '모르겠다'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답을 알면서 모르겠다고 말했을까? 내가 떠올린 답에 확신이 없고 두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이 볼 품 없지 않을까?"
"관찰 초점을 완벽하게 못 잡아서 시간낭비하지 않을까?"
"내가 이직하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오히려 일에 치여 살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들 때문에 내가 떠올린 선택지들을 하나씩 외면하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게 된 것이다.
내 선택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올라올 수 있지만 계속 이렇게 내 인생에 무책임한 태도로 머무른다면 나는 평생 지금처럼 살아갈 것이다.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