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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에 빚지고 살게 만든 영웅을 추모하다

정성화 배우가 진짜 안중근인 줄 알았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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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look.so/posts/ZktOyYZ


- 글을 쓰게 된 목적:


14년 동안 뮤지컬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 [영웅]이 드디어 개봉하였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함께 [영웅]을 감상하면서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게 된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대상이 안중근 장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연을 맡은 배우가 정성화 배우였기 때문이다. 안중근 장군이 다시 태어났다면, 정성화 배우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정성화 배우를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처음 봤고, 이후 뮤지컬 배우로 승승장구하던 그를 꽤 오랫동안 지켜봤다. 한 명의 팬으로 그가 꼭 성공한 배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뮤지컬을 통해 14년을 준비했던 안중근 장군을 마음껏 연기한 듯하다. 그가 안중근을 연기하는 건 운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의 연기에서 경이로움을 느꼈다. 뮤지컬 영화 [영웅]을 통해 정성화 배우가 집중 조명되길 바라면서, 독립군에게 우리의 삶을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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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준평론


*. 이 글은 뮤지컬 영화 [영웅]의 줄거리와 결말을 다루고 있습니다.

해당 영화의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독립군에 빚지고 살게 만든 영웅을 추모하다



0.

뮤지컬을 곧이 곧대로

영화로 옮긴다는 것은


뮤지컬 영화 [영웅]이 개봉했습니다. [영웅]은 도마 안중근 장군이 일본 제국주의의 기초를 닦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여 사망하게 만든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이 영화는 동명의 뮤지컬로 오랫동안 관객을 만났는데, 해당 뮤지컬을 그대로 영화화하였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정성화 배우가 맡았는데요. 제가 [영웅]을 시청하기로 했던 건 단연 주연배우 정성화 때문이었습니다. 도마 안중근이 환생했다면 그가 아니었나 싶었을 정도인데요. 2009년 뮤지컬 [영웅] 초연 때부터, 정성화 배우는 도마 안중근과 혼연일체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성화 배우는 SBS 공채 개그맨 3기로 방송에 데뷔했습니다. 개그맨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지도가 아주 낮았었는데요. 정통 개그에 인지도를 올리지 못했던 그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희극 배우로 전향하게 됩니다. 1999년 방영된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어딘가 조금 모자라 보이는 석사 대학원생 정만수를 연기하면서 인기를 얻게 되는데요. 많은 연예인이 그랬듯, 잠시 이름을 알렸던 그는 점차 잊힙니다. 개그맨으로도 배우로도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그는 뮤지컬 배우로 전업하게 됩니다. 역시 오랫동안 고생하면서 내공을 쌓았던 덕에, 뮤지컬은 그에게 몸에 딱 맞는 옷이 되었고, 이제 믿고 보는 배우가 되었네요.


뮤지컬을 그대로 영화로 옮기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뮤지컬은 연극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기 때문에 성량이 매우 크고, 또렷하게 대사를 전달하기 위해 약간 어색한 말투를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뮤지컬이나 뮤지컬 영화를 보고 나오면, 한동안 뮤지컬 특유의 말투에 중독되곤 합니다. 뮤지컬 특유의 톤이 주는 여운이 상당히 강한 탓이죠. 마치 살짝 밋밋한 서울말만 쓰던 사람이 경상도에 가서 사투리에 스며드는 느낌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함께 감상한 사람들에게 뮤지컬 말투 혹은 연극 톤으로 말을 걸다가 서로 웃으며 즐거워하게 되네요.


실제 뮤지컬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뮤지컬에도 이런 내용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중간중간 진지한 장면에서 피식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유머가 풍선 바람 빠지듯 조금 겉도는 듯했는데요. 이런 어색한 개그가 들어간 것이 윤제균 감독 특유의 연출인지 알 수 없지만, 감상하는 내내 몰입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혹여나 감독 특유의 연출이 아니라 뮤지컬에도 해당 장면이 나와서 영화로도 연출한 것이었던 거라면, 영웅으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소시민으로서의 안중근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지 않았나 싶네요.



1.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https://youtu.be/sOVOQOCA74k?t=485



뮤지컬 영화답게 상당히 많은 노래가 나오고, 등장인물은 갑자기 연기를 하다 말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노래, [누가 죄인인가]가 나올 때 꽤 감동하였는데요. 자신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것을 두고 한 명의 천주교도로는 잘못했음을 시인합니다만, 자신은 총으로 사람을 죽인 살인 범죄자가 아니라, 군인으로 전쟁을 수행 중이었음을 이야기하며 자기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안중근 장군은 이토 히로부미가 저지른 수많은 죄를 지적하면서, 재판부의 판결이 얼마나 일관성을 잃었는지를 지적하는데요.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를 살해한 미우라는 무죄를 선고하고, 이토 히로부미를 쏴 죽인 안중근 장군에게는 사형을 선고하였기 때문입니다. 안중근 장군이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이유는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1.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2. 대한의 황제를 폭력으로 폐위시킨 죄
3. 을사늑약과 정미늑약을 강제 체결케 한 죄
4. 무고한 대한의 사람들을 대량 학살한 죄

5. 조선의 토지와 광산과 산림을 빼앗은 죄
6. 제일은행권 화폐를 강제로 사용케 한 죄
7. 보호를 핑계로 대한의 군대를 강제 무장 해제시킨 죄
8. 교과서를 빼앗아 불태우고 교육을 방해한 죄

9. 한국인들의 외교권을 빼앗고 유학을 금지한 죄
10. 신문사를 강제로 철폐하고 언론을 장악한 죄
11. 대한의 사법권을 동의 없이 강제로 장악 유린한 죄
12. 정권을 폭력으로 찬탈하고 대한의 독립을 파괴한 죄

13. 대한제국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원한다며 세계에 뻔뻔스런 거짓말을 퍼뜨리며 세계인을 농락한 죄
14. 현재 대한이 태평무사한 것처럼 천황을 속이고 밖으로는 세계 사람들을 모두 속인 죄
15. 동양의 평화를 철저히 파괴한 천인공노의 죄

_ 뮤지컬 영웅의 [누가 죄인인가] 가사 中 이토 히로부미가 저지른 죄


가사를 들을 때마다, 글자 하나하나에서 안중근 장군의 사무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 그는 이토 히로부미를 죽일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토 히로부미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죽인 게 아니라, 이토 히로부미는 대한제국을 식민지화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철저히 공과 사를 구분했던 안중근 장군의 삶을 볼 수 있었는데요. 과연 영웅의 기개를 보일 법합니다.



2.

독립군에 빚지고 살게

만든 영웅을 추모하다


안중근 장군은 대한제국의 시민이자, 독립군의 군인으로 살았지만, 일본 사람을 죽인 살인범 취급을 받았습니다. 일본인 판사, 일본인 검사, 일본인 변호사로 구성된 재판정에서 재판받았습니다. 너무나 불리한 재판 상황을 놓고, 왜 그는 항소하지 않았을까요? 바로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께서 안중근 장군에게 편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네가 항소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_ 조마리아, 안중근 장군에게 보낸 편지 中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한 나문희 배우가 '죽으라'를 읊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 그래서 안중근 장군이 더 이상 항소하지 못하고, 자기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잡혀 들어가고 나서 아무것도 해보지도 못하고 그냥 죽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억울했을 것 같았는데요. 안중근 장군은 어머님의 편지 하나에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이셨다는 게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중근 장군은 요동에 위치한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시게 됩니다. 일본군의 모략으로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했죠. 어디에 묻혀 계신 지 무덤의 위치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부 안중근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에게 우리의 삶을 빚지고 있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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