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상한 사람이었다

by 량과장

나는 내가 정상인 줄로만 알았다.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 모호한 말 뒤에 숨는 사람, 친절한 얼굴로 상처를 주는 사람, 늘 억울한 사람,

결과만 탐내는 사람, 미안함보다 설명이 앞서는 사람,

호의를 권리처럼 여기는 사람, 필요할 때만 다정한 사람, 친하다는 이유로 선을 넘는 사람, 괜찮다고만 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들을 질려했다.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이상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상한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한 얼굴과 평범한 말투로 무장하고 있다. 나름의 이유도 갖고 있다.


불안해서, 억울해서, 지고 싶지 않아서,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손해 보기 싫어서.


사람이 이상해지는 데 거창한 악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기 방어기제 하나면 사람은 이상해질 수 있다.


이상한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니 자연스레 인정하게 됐다. 그 이상함이 아주 낯설지만은 않다는 것을.


사람은 불안할 때 말을 돌리고, 찔릴 때 설명을 하고,

억울할 때 자기 입장을 내세운다.

필요한 것이 생기면 평소보다 다정해지고, 책임져야 할 순간에는 애매한 말 한마디로 빠져나갈 틈부터 만든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

인간이 원래 그렇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지나치게 차가운 사람이었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끝내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때만 살갑게 구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기만 정상이라고 믿는 태도다.

자신의 말에는 사정이 있고, 자신의 태도에는 이유가 있고, 자신의 실수에는 맥락이 있다고 믿는 안일한 태도.


남의 말은 태도가 되고, 남의 실수는 본성이 되고, 남의 잘못은 인격이 되는 삐딱한 시선.


그러한 믿음이 사람을 너절하게 만든다.


나는 이상한 사람들을 보며 피곤해했고, 질려했고, 멀어졌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질렸던 것은 이상함 그 자체가 아니었다. 자신만 끝까지 예외로 두는 뻔뻔함이었다.


사람은 원래 이상하다.

상황이 꼬이면 비겁해지고, 마음이 상하면 치졸해지고,

불리해지면 비논리적이 된다.

조금 다듬었다고 해서 갑자기 반듯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모두가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이상함을 성격이라고 부르는 사람, 습관이라고 부르는 사람, 솔직함이라고 부르는 사람, 상처 때문이라고만 부르는 사람과 미화하지 않는 사람은 다르다.


나는 자기가 남을 어떻게 지치게 하는지도 모른 채, 끝까지 나 혼자만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왔고,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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