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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고병균 Dec 02. 2023

[7-10] 정기룡의 여자

수필 임진왜란

임진왜란 중 뛰어난 공을 세운 장수로 정기룡(鄭起龍)이 있다. 그는 명종 17년인 1562년 5월 26일(음력 4월 24일), 경상남도 하동군 금남면에서 증좌찬성 정호(鄭浩)의 아들로 태어났다.      


1580년 선조 13년에 고성 향시에 합격하였고, 1586년 무과에 급제한 뒤 선조의 명에 따라 기룡으로 이름을 고쳤다. 


정기룡의 본명은 정무수이다. 당시의 임금 선조가 비몽사몽간에 종각에서 용이 자는 꿈을 꾸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선조는 사람을 시켜서 가보라고 했다. 거기에 정무수가 자고 있었다. 무과 시험에서 그의 무용이 출중한 것으로 보고는 '기룡'이란 이름을 하사했다.      


그는 1590년에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신립의 휘하에서 일하였고, 다음 해에는 훈련원 봉사가 되었다. 1592년 임진왜란 시기에 별장으로 승진하여, 경상우도 방어사 조경의 휘하에서 종군하면서, 거창 전투에서 일본군 500여 명을 격파하고, 금산 전투에서 정기룡의 직속상관인 조경을 구출하였으며, 곤양의 수성장이 되어 일본군의 호남 진출을 막는 데 일조했다. 


그는 사천 전투에서 패전의 쓰디쓴 맛을 보았다. 당시 총사령관 마귀의 무리한 작전으로 연합군은 일본의 시마즈 요시히로에게 패배한 것이다. 


이후 상주 목사 김해의 요청으로 상주 판관이 되고, 상주성을 탈환하는 데 공을 세웠으며, 진주 목사 김시민을 도와 진주성 부근에 소수 병력으로 왜군을 견제하는 등 공을 세워나갔다.


1593년, 회령 부사로 승진해서는 왜적에게 왕자를 내준 반역자 김수량 등 16인을 효수한 일도 있다. 

정유재란 이후 고령 전투에서 적의 장수를 생포하였고, 철수하는 일본군을 추격하여 성주, 합천, 초계, 의령 등의 성을 탈환했다. 


1601년에는 울산 부사에 올랐고 1610년에는 삼도 수군통제사가 되었으며 1617년에 경상우도 수군절도사에 올라 삼도 수군통제사와 겸직했다. 1622년 4월 8일(음력 2월 28일) 향년 61세로 통영 진중에서 병사했다.      

정기룡에 관한 전설이 있다. 그것을 이야기로 꾸며 소개한다.

정기룡이 태어날 때의 이야기

정기룡이 태어나기 전 어머니는 홍역에 걸려 있었다. 출생을 앞두고 어머니는 죽었다. 시신을 염하던 가족이 깜짝 놀랐다. 그녀의 뱃속 아기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할 줄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갑자기 살기가 느껴졌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제왕절개 수술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바라만 볼 뿐 그렇게 사흘이 지났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여긴 가족들이 울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곡하던 가족이 시신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어머니는 평온한 얼굴로 잠들어 있고, 거기에 아기가 울고 있다.


그날 하늘에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떴다. 이것을 본 마을 사람들은 영웅이 탄생한 것이라 믿었다. 정기룡은 어려서부터 비범하고 용감했다.      


정기룡의 부인에 관한 야기

그는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 강 씨 부인을 잃었다. 이런 일이 있기에 ‘전쟁만은 안 된다.’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든지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평화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온 백성이 한마음 한뜻이 되었을 때 지켜진다. 


강 씨 부인을 잃은 후 그는 다시 결혼하게 된다. 그의 둘째 부인은 권 씨다. 그녀도 총명하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결혼을 한사코 마다했다. 아버지의 강한 설득에도 끄떡하지 않아 노처녀가 되었다. 당시에 노처녀라고 하면 20세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기룡을 만났다. 맞선을 보았는지 모른다. 그녀는 자기가 찾는 짝이라 생각했는지 결혼을 결심했다. 


정기룡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당시는 전쟁 중이다. 옛 부인과의 정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를 떠올리며 장가를 들까 말까 고민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돌아오지 않은 옛 부인을 마냥 그리워할 수만은 없었다. 혈기왕성한 정기룡은 마침내 그녀를 둘째 부인으로 맞이했다. 


권 씨 부인은 특이하게도 말을 키우고 있었다. 날쌔고 힘센 말을 골라 남편에게 주었다. 그 말은 정기룡이 전장을 누바며 공을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기룡을 임진왜란의 용장으로 만든 인물이 둘 있다. 첫째 인물은 그의 어머니이다. 그가 세상에 나온 것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희생이었다. 둘째 안물은 그의 부인이다. 그가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부인 권 씨의 배려 덕분이었다.

정기룡의 어머니와 그의 부인 권 씨를 통해 여자의 위대함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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