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반의 서재 Sep 04. 2023

뭘 망설여? 지금 당장 시작해!

시집을 만들어 보자.

어느 날 갑자기~

아주 갑자기~ 

예쁜 시집이 갖고 싶어졌다.

표지가 정말 예쁜 시집.

겉치레가 요란한 그런 시집.


물론 

세상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시집들이 많이 있다.

또한 그 책을 쓰신 

시인들의 시는 

메마른 가슴에

찡한 감동과 울림을 준다.


그러나

내가 쓰고 싶은 

시집은 그저

일상의 끄적거림이다.


아마도

내가 아는 한

내가 쓰는 시집은

시와 에세이의 딱 

중간 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래. 서.

부크크에 나만의 예쁜 종이책을...

유페이퍼에는 전자책을 내 보기로 결정했다.


제목은

추억이 꼬물꼬물

우리끼리 속닥속닥 (부제)


원래 나는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선호하는 편이긴 한데...

내가 아는 한

부크크는 종이책을 참 예쁘게

잘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어느 날 늦은 오후

조심스럽게

그동안의 작은 끄적거림을

가지고

살짝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시집은 

반려를 밥 먹듯이 먹기 시작했다.

배불렀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천성이 그다지

바지런한 사람이 아닌지라.

내가 만들어 좋은 PDF 파일로

들이밀다 보니

결과가 그렇게 된 것 같다 

HAHAHA~~


처음부터 그곳에서 제공되는 

부크크 서식과 서체를

쓰면 될 일을...

시간을 아끼려고 하다가

아끼기는커녕 오히려 한 3배, 4배는 더 들었던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을 만드는데

반려를 한 6~8번은 받은 것 같았다.

그만큼 꼼꼼하게

체크를 해주시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꼼꼼한 체크에 아주 감사하기는 했지만

내 속은 서서히 부. 글. 부. 글.

그래서

반려를 받을 때마다

다시 제출할 서류의 이름은

늘 부글부글 12345라고

만들어 올리고 까이고

또 올리고 까이고

사실 까였다는 말보다는

반. 려.라는 말을 쓰는 게 

맞는 표현일 테지만...

크크크~~

그래서일까?

내 책이 반려에서 드디어

승인을 받자마자

기분이 째졌다.


역시

내가 늘 생각해 왔던 것보다

더 예쁜 시집이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만족감이

아주 배로 느껴지는

묘한 느낌...!


드디어

눈팅만 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나만의

겉치레만 요란한

시집이 

출간됐다.

반려로 엄청나게

배불렀던

나.만.의.배.부.른.시. 집.



[ 작심삼일 ]


오늘도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잔뜩 계획만 세워본다

이것도 세우고

저것도 세우고

그것도 세우고

거창한 계획들!


쓰다 보니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온다.


그러나

못 먹어도 고고!


웬 걸...

오늘도 나는

작심삼일만에

택도 없는

이 핑계, 저 핑계를 잔뜩 세워놓고는

그냥저냥

만족을 하고 

스르르 포기를 하고 만다.


핑계는 

마음에 안정을 준다

포기에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

그렇게

나의 거창한 계획들은

조용히 사그라진다


홍반의 서재 씀


오늘부터 2일!








작가의 이전글 뭘 망설여? 지금 당장 시작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