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고 그런 거예요
정신 건강을 위해 끄적이는 밤
인정하세요. 원래 그렇고 그런 사람이라고요. 한없이 작고 못나 보이고 정말 왜 이러나 싶은 모습도 결국엔 '나'란 사람이잖아요. 떼려야 뗄 수 없어요.
어둑한 밤, 집에 오는 길에 그림자가 혼자 떨어져 다른 길로 걷는 걸 본 적 있나요. 설마요. 원하든 원치 않든, 요란한 소리 한 번을 안 내고 따라오게 돼 있어요. '내 것'이어서 그래요. 원래 그런 거예요.
부정하면 불편해요. 속도 많이 쓰려요. '왜 이것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은 끝없이 동경할 대상을 가져다 대거든요. 비교는 출구가 없어요. 하염없이 껌껌한 터널 안에서 손만 뻗으며 더듬거리는 거죠. 잡히지 않는 걸, 잡지도 못할 걸 왜 그리 쫓아야 하나요.
더 나아지려 애쓰지도 말아요. 마음대로 안 되는 순간, 목표라는 걸 향해 날카롭게 벼렸던 화살이 거꾸로 돌아와 꽂힐 거예요. 남에겐 뭐든 관대하고 너그러운 척하면서 왜 굳이 나에게 더 엄격해야 하나요.
그냥 인정하세요. 그래야 살 수 있는 거예요.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지 않으니까요. 몸도 마음도 제대로 숨 쉴 수 있어요. 이러나저러나 모두 '나'인 걸 어째요. 알고 보면 다들 그렇고 그렇게 살아 내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