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나다 Jun 25. 2024

염치없는 사람들

타인의 호의를 당연시하는 사람들



타인이 베푼 호의를

맡겨놓은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어제 김미경 선생님

무료강연에 다녀왔다.



약 2시간의 열띤 강의 후

김미경 선생님이 책 2권,

다이어리 2개를 나눠주며

훈훈하게 마무리하려는 참이었다.



'지금 인생이 너무 힘들다 하는 사람

손 들어봐요.'



라고 한 뒤 2명을 불러서

다이어리를 나눠주려던 그 순간



목발을 짚은 한 나이 든 여자분이

앞쪽으로 나와 큰소리로 외쳤다.



"저도 힘들어요!

전 저 사람보다 더 힘들어요!

전 다리도 다쳐서 목발도 하고 있어요.

저도 주세요!"



김미경 선생님은

이미 2명을 뽑아서

번복할 수 없다며

기존의 2명에게 선물을

나눠 주었는데

그분은 끝까지 물러나지 않고

계속 불평을 해댔다.



"왜 나는 안 봐주는 거야.

나도 힘들다고.

다이어리는 필요 없으니

책 주세요!"



그래도 김미경 강사님이

꿈쩍하지 않자

한숨을 쉬고

오만 죽상 다하며

돌아섰다.



책이 읽고 싶다면

직접 사서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책값 비싸봐야 2만 원이다.

책 살 돈이 없으면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염치가 없는 거 아닌가.



본인이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는 건가.



불쾌한 일을 겪은 당사자처럼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분노가 치밀었다.



그분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의 불행은

당신이 해결해야 할 몫이지

타인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는 아닙니다.



일이 잘 안 풀리고

되는 일이 없다며

죽상을 하고 있으면

죽상을 하게 되는 일들만

계속 생길 겁니다.



그러니 마치

세상에서 제일 운이 좋은 사람처럼

웃으세요.



다 큰 어른이

일이 내 뜻대로 안 될 때마다

징징거릴 겁니까?



원래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게

거의 없어요.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해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변수에 속절없이 휘둘리는 게

인생이란 말입니다.



50대이신 거 같은데

아직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거나

가련한 운명의 여주인공인 자신에게

너무 취해있거나

알면서도 대책 없이 투덜거리거나

어쨌거나 셋다 최악입니다.



인생은 공짜가 없어요.



무료강연이란 타이틀을 달았지만

상조회사의 후원 때문에

본 강연 전에

한 시간 반 가량을

상조가입설명을 듣고

상조가입을 권유받아야 했다는 점을

상기해 보



정말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어쨌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현금을 지급하지 않고

우리의 시간을 갈아 넣었으니

김미경 선생님의

'무료'강연을 들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세요.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직접 사시고요."

작가의 이전글 우리 시어머니는 날 왜 그리 미워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