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자! 그럼 되는 거야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나 또한 동감하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누군가를 만나 재미난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여행도 간다. 좋은 카페나 식당도 방문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뭔가 즐거운 일이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한다. 어떤 이는 미적미적 미루기도 한다. 혹은 망설이기도 한다. 혹은 바로 실행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영위해 나간다.
나도 뭔가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여한다. 영어공부를 오랫동안 하고 운동도 하고 정기적인 모임도 이어나간다. 놀거리가 있는 곳에는 빠지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나름 가슴속에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실행하려고 한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면 뭔가 허전하다. 한가한 시간에 감사하기보다는 아무것도 안 하는 내가 어색하다. 누군가를 만나볼까 생각을 하기도 한다. 영화라도 보러 갈까 생각하다가 귀찮다고 생각한다. 미술관을 가볼까 하다가 ‘내가 미술관람을 좋아하나?’라고 생각하고 그만둔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데 뭔가를 하려고 자꾸만 애쓴다.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에서 체험하고 보고 느끼는 순간이 행복하다. 또한 여행의 여운으로 이어가는 삶의 시간도 사랑한다. 지금은 여건이 되질 않아 자유롭게 여행하기 힘들다. 가족들이 바쁘고 엄마 역할을 하느라 한동안 여유롭게 여행은 어렵다.
이런 상황을 참아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다가도 이런 생각이 든다.
뭔가를 하지 못하는 게 행복하지 않은 건가? 무료한 것은 행복하지 않은 건가? 어떤 이들은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한 힐링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넋을 잃고 가만히 창밖만 바라봐도 충분히 행복할 때가 있다. 나는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려고 너무 애쓰고 있다. 막상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마음이 더욱 공허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뭔가를 이루려고 살아가는 게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일시적 만족을 추구하느라 일상의 행복을 무시하지는 말아야겠다.
아침에 눈 뜨고 온몸이 개운하기도 해도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깔끔한 공간이 있으면 더욱 좋다. 자연스럽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멍하니 감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부려보자. 늦은 밤 작은 스탠드 불빛아래서 맥주 한잔과 가벼운 안주를 혼자 즐겨도 보자.
특별히 시간을 내거나 장소를 찾아가는 수고로움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