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사는 진주에 다녀왔다
내가 방문하는 것을 미리 말하면
아이가 청소에 신경을 쓸까 봐
그녀에게 다른 일정이 없다는 것만 확인하고
그냥 갔는데 집이 너무 깨끗하여 기특했다
(나는 정리정돈이 중요한 사람이다^^)
충동적인 인간형인 이모의 번개방문을
아이가 너무 기뻐해서 나도 무지 행복했다
중심가에서 누룽지삼계탕을 먹었는데
녹진하고 진한 국물에 감기기운이 달아났다
조카가 좋아하는 소담한 산책로들을 구경하고
커피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나는 잠자리가 바뀌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약을 챙겨가지 않았는데
아이가 자고 가라고 붙잡으니 조금 후회가 되었다
귀여운 사위의 얼굴을 못 봐서 아쉬웠지만
1시간 반의 야간 운전이 부담되어
해가 지기 전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헬스장으로 고고♡
VIP를 모시고
통도사 뒷산의 암자들을 방문하였다
서운암 장경각 자장암 극락암 서축암에 들러서
단풍이 물들어가는 경치에 감탄하고
봐도 봐도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했다
방문할 때마다 색감이 달라지는
자연이 신비하고 경이로웠다
건강에 어리둥절한 히스토리가 있는
내 컨디션에 맞추어주셔서 감사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가업을 일으키신 과정의 모험들을 들으며
보통의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길이 아니라
놀라웠고
운명이 그릇의 크기대로 오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두워졌으니 자고 가라고 권하시는데
약을 들고 가지 않아 사양하고 귀가해서
사우나를 하고 맥주 한 캔을 천천히 마셨다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추가했다
지인과 해운대에서 식사를 했다
나는 시원한 바다풍경을 한 번씩 보아주고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들어야 즐겁게 살 수가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살아온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를 기탄없이 나누며
좋은 인연들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의 컨디션 난조로 미루고 미루던
지인의 집들이를 갔다
돈 버는 재주가 남다른 부러운 사람이고
긴 세월 동안
서로의 아픔을 눈물로 보듬어주던 소중한 인연이다
나를 위한 특별한 메뉴를 고민하다가
찹쌀죽과 시래깃국을 준비했다는데
제대로 취향을 저격해 버렸다
너무 맛나서
진짜 그런 행동을 싫어하는 나답지 않게^^
남은 시래깃국을 몽땅 싸들고 왔다
도대체 시래기에 무슨 아트를 한 거지??!!
그녀와 야구부의 상징인 믹스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도대체 운동장에서 몇 잔의 믹스커피를
타고 마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수 아들에게 금일봉을 남기고 오는 길에
멋지게 자라준 아이들이 고마워서
무지 행복했다
돌아와서 숲길을 산책하고 헬스장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