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조셉 국제학교 말레이시아
세인트조셉 국제학교 말레이시아. St. Joseph's Institution International School Malaysia. 참 길다. 여기에서는 SJIIM이라고 하는데, 앞으로는 SJI라고 하겠다.
https://www.sji-international.edu.my/
다른 부모님들은 여러 곳을 알아보고 고르시겠지만, 우리 부부는 학교 선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제학교를 준비할 때, SJI에도 지원했었고 익숙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싱가포르 SJII와 말레이시아 SJIIM은 본사-가맹점처럼 연결된 구조는 아니라고 한다. 브랜드는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학교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전 글에서 쿠알라룸푸르라고 했지만, 정확하게는 페탈링 자야(Petaling Jaya)라는 지역에 속해있다. 쿠알라룸푸르와 2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앞으로도 그냥 쿠알라룸푸르라고 하겠다.
학교 시설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그대로다. 넓고 깨끗하고 좋다. 아래는 오리엔테이션 날에 찍었던 사진들이다. (말레이시아의 다른 학교들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라는데 이 정도?)
이슬람 신자가 많은 나라인데, 천주교 계열의 학교다. 그러다 보니 전체 학생 중의 70%가 중국계라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 유학생을 많이 받아서 한국 아이들도 꽤 많다. 딸이 있는 반은 23명 중에 한국인이 7명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인도계 친구들이 많았고, 싱가포르, 일본, 프랑스, 영국 등 다양한 나라 아이들이 있었는데, 이곳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아무래도 모국어가 같은 친구들끼리 어울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많지 않지만 이슬람 친구들도 있는데, 히잡 쓴 친구는 보지 못했다.
영국식 학제라고 했던가? 3학기로 구성되어 있고, 1학기는 8월 말부터 시작된다. (School Calendar 링크) 아침 등교시간은 오전 7:45로 이른 편이다. 모든 수업이 영어이다 보니,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일 EAL(English as an additional languag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AL을 가지 않아도 된다면, 매일 중국어(Mandarin)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매주 2일, 말레이어(Bahasa) 수업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어와 말레이어는 수준에 따라 Beginner, Intermediate, Advanced 반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수학은 싱가포르 교재로 배운다.
왜 CCA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나 약자를 많이 쓰는데, 설명해 주는 곳을 찾기 어렵다. (홈페이지 뒤적거려 보니 Co-curriculum Activities 라고 한다) 초등학교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총 6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Year group이 있어서, 학년에 따라 신청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레고 로보틱스, 양궁, 요리, 체조, 마술, 탭댄싱, 디지털아트, 배드민턴, 테니스, 태권도, 요가, 키도 사이언스... 엄청 다양하다. 가격도 가장 비싼 것이 골프인데, 한 학기에 30만 원 수준이다. 다른 수업들은 평균 10만 원 수준이니 합리적이다. CCA야 말로 국제학교의 꽃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클래스마다 정원이 있기 때문에, 원한다고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기 시작 전에, 요일별로 1~3순위로 신청할 수 있고 추첨으로 뽑는다. (내 딸은 이번 학기에 원하는 수업에 탈락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등록하지 않았다는 것이 함정)
학교 안에 작은 카페도 있고, 카페테리아도 있다. 학생마다 카드에 돈을 충전해 놓고,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사 먹을 수 있다. Asian, Western, Vegiterian 이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는 한 학기 정도 사 먹다가 질렸는지 도시락을 싸달란다. 대체로 한국 아이들 입맛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현지 아이들은 잘 먹는다. 이것도 일종의 문화적 차이같다. 나와보니 한국만큼 밥에 진심인 나라가 없다. 한국 급식은 진심 세계 최강이다. 아이에게 밥을 제대로 안먹이면 중범죄인 나라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해외에서는 아이들 음식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1년 내내 똑같은 빵을 도시락이라며 싸주는 집이 적지 않다. SNS에 돌아다니는 영국, 프랑스, 미국 최악의 급식? 레알 현실이다. 튀긴 감자가 채소에 포함된다니 말 다했지. 해외에는 생각보다 Food desert가 많다. 신선한 채소와 육류, 곡식... 이런 1차 식품을 한국만큼 잘 제공하는 곳이 없다는 얘기다. 갑자기 급발진했네. 하여간 급식은 한국인 기준에 별로다.
아이들이 스스로 등하교하는 문화는 아니다. 보통 부모가 데려다주고 데리고 온다. 그래서 Drop off, Pick up 포인트 관련 안내가 디테일하다. 1~2학년(+형제)은 어디, 3학년은 어디, 4~6학년은 어디 지점으로 정해놓았다. 7시 45분이 되면,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가게 된다. 덥거나 비가 올 때가 많고, 보행로가 좋지 않다 보니, 가까운 콘도 아니면 거의 차로 등하교를 시킨다. 그래서 특정 시간은 입차/출차가 오래 걸리기도 한다. 가까운 콘도, 차량 구매와 운전 경험은 다른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
입학하면 기본적으로 Google 계정을 하나씩 준다. Gmail로 공지를 보내주기도 하고, Google 계정으로 포털, Seesaw, SchoolsBuddy에 접속할 수 있다. 포털에서는 School Report를 볼 수 있는데, 아직 본 적이 없다. Seesaw는 선생님이 수업 사진을 공유하거나, 선생님과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학생 과제를 등록하는 서비스이다. 모바일 앱도 있고, 웹에서도 접속이 가능해서 괜찮은 것 같다. SchoolsBuddy는 CCA를 신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 밖에 교재를 구매하는 TEKBookmart, 스낵과 런치 비용을 충전할 수 있는 E-Service portal도 있다. 너무 다양하다 보니 처음에는 정신이 없는데, 사실 사용하는 것은 Gmail과 Seesaw 뿐이다. 이것만 잘 보면 된다.
1학년이 우리나라로 치면 7살이다. 그래서 Elementary school은 7학년까지 있다. 5~6학년을 기준으로, 한 학기에 670만 원, 한 학년에 2000만 원 수준이다. 국제학교 물가(?)로 보면 매우 저렴한 편이다. 그 밖에 지원 비 43만 원, 입학금 670만 원, 보증금 580만 원 등도 있다. 형제 할인도 있어서 둘째 기준으로는 등록금 3%, 입학금 20%를 할인해 준다.
Book day, Roman day, Field trip, Science week 등의 행사가 많다. 3월에는 말라카에 2박 3일 수학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생일파티에 여러 차례 초대받기도 했다. 생일파티는 보통 특정 쇼핑몰에서 만들기나 미술 수업을 듣고 체험하는 것, 실내 놀이터에서 놀고 같이 밥 먹기 등을 한다. 간혹 집으로 초대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하는데 굉장한 부잣집 이야기 같다.
동남아는 외향적이고, 활발하고,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풀어놓고 키우기에 참 좋은 환경 같다. 하지만 공부를 시키는 분위기(?)는 아니다 보니,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하다. '그래, 공부시키려면 한국에 있어야지, 왜 내보냈겠어' 라는 마음으로 합리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