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고 싶은 게 많았다. 하지만 이 세상은 너무나 넓고도 좁아서 난 늘 혼란스럽고 어려웠다. 숨겨두어야만 했던 여러 느낌, 감정, 생각, 욕망, 소망, 상상-
내가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느끼고 상상하고 나 자체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모두.
누군가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글이 좋다는 것은, 그 사람이 속삭인 영혼의 주파수가 내게 닿은 것, 나와 맞는 것. 날 구원하는 은밀한 뜨거움. 그 언어의 온도에 내 마음은 녹는다.
연말,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들과 기다리던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어떤 속삭임이 나를 반겨줄까, 너무나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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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다. 쓰고 싶다.
끌리는 책들을 읽고 있자니,
글이 또 너무 쓰고 싶어진다.
꽁꽁 날 싸매고 있던 옷들을 벗어던지고 싶다.
아니, 벗겨달라고 말하고 싶다.
눈부시게 빛나는 나를 감추고 숨기고 있던 옷들을 하나하나… 그 누구도 아닌 너의 손으로 벗겨달라고 속삭이고 싶다. 두려워서 웅크리던 마음을 벗어던지고서-
난 언제든 아슬아슬하게 벗겨질 준비가 되어있다.
그렇게, 이 세상을 마음껏 탐하고 싶다.
발칙하게 꼬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