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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리딩 Mar 16. 2022

ワンダー(Wonder, 아름다운 아이)

강력 추천 일본어 번역서


영어판 이상의 감동을 일어로!

원더는 영어판이 원작으로, 그림책 출간 및 영화로도 제작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영어 원서를 감명 깊게 읽어서 일본어판도 찾아봤다. 일마존에서 겨우겨우 뒤적여 ワンダー를 만났을 때의 그 설렘이란:D 단행본 치고도 판형이나 활자가 꽤 크고 행간도 널찍한 데다 문장도 평이해서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간다. '단행본 + 하드커버 + 넓은 판형 = 수월찮게 치러야 하는 책값'은 필수! 암튼, JLPT N2 면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내에서도 아동용 추천 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명작이라 강력히 추천한다. 다만, 영어를 일어로 옮기다 보니 인명, 지명과 같은 고유명사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고, 한자보다는 히라가나로 쓰인 단어가 많아 서걱서걱 걸리는 부분이 더러 있다. 그래도 역시 쉬운 문장으로 감동적인 내용을 즐길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 같은 사건이라도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다. 특히, 한창 또래 집단의 테두리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배제되지 않기 위해 대세를 따르게 되는 사춘기의 아이들의 특성상, 자신의 소신과 어긋한 괴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이해, 가족애, 형제애, 우정까지 맛볼 수 있는 종합 선물세트에, 쏟아지는 명언은 덤!



장애에 대한 이질감, 당신도 친절함을 선택할 수 있나요?


正しいことをするか、親切なことをするか、どちらかを選ぶときには、親切を選べ。

When given the choice between being right or being kind, choose kind.


옮음과 친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을 택하라! p. 70



선천성 안면 기형 장애를 안고 태어난 어거스트, 처음 본 사람들은 일반인과 다른 그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고 경악과 혐오를 표현한다. 때로는 악의 없는 놀람일지라도 어린 어기에게 상처와 아픔이 되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태어나서부터 수십 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겪고, 10년이란 세월을 보내며 세상은 결코 그에게 녹록지 않은 곳임이 분명했다. 10살이 되던 해, 학교에 입학하며 온실 같은 가족의 품을 떠나 세상 밖으로 한발 내딛는다. 기형아, 좀비란 별명으로 꼬리표를 달고, 모두들 기피하는 어기는 학교에서 공식 왕따! 수군수군, 힐끔힐끔, 외롭고 괴로운 학교생활을 과연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생각해 보면 살면서 지금껏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없었다. 기껏해야 초등학교에서 만났던 경미한 발달 장애 친구들이나 공공장소에서 마주친 장애인들, 대부분은 미디어를 통해 접한 게 전부다. 왠지 모르게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놓고, '우리랑 다른 당신들은 거기에서 절대 넘어오지 마세요.'라며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고 저항하며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사뭇 다른 외형부터 호감과는 거리가 썩 멀었다. 소통하는 방법도 모르고,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선을 넘어간 적도, 그들이 선을 넘어 나에게 다가온 적도 없었기 때문일까? 혐오, 경멸까지는 아니더라도 연민과 동정의 마음은 가졌던 것 같다. 그런 생각조차 오만과 편견이겠지만... 


동양보다는 꽤 선진적인 제도와 의식을 갖춘 서양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바다 건너 이웃 나라에서 느끼는 장애에 대한 체감 온도는 우리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함께 찍은 단체 사진에서 어기만 포토샵으로 삭제해 버리거나 일반 학교 입학 승인 재검토를 요청한 줄리안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점심시간 어기가 앉은 테이블만 피해 앉거나 손이라도 닿을라치면 수십 번씩 손을 씻어대는 반 친구들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다. 앞에서 비아냥대며, 뒤에서 작심하고 험담하는 모습에서도 말이다. 



「ありがとう、オギー」    「なにに?」

「オギーがママたちの人生にくれた、すべてのものに。うちの家族に生まれてきてくれて、ありがとう。

そのままのあなたに、ありがとう。


"고마워, 어기"   "뭐가?"

"어기가 엄마, 아빠한테 해 준 모든 것이. 우리 가족으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어기 그 자체로, 고마워.


「オギーはほんとうに奇跡。すばらしい奇跡」

너는 정말 기적이야. 아주 놀라운 기적. p. 415



물론, 어기의 곁에는 닮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외압에 굴하지 않는 소신과 열린 마인드를 지닌 교장 선생님, 얼굴이 아니라 어기의 장점을 알아봐 준 상냥한 썸머, 우정과 배신의 방황 속에서 끝내 용감한 선택을 한 잭, 장애를 가진 동생을 둔 숙명에 심한 내적 갈등을 겪지만 진심으로 동생을 사랑하는 비아, 그리고 이 소설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등장인물은 어기의 부모님이다. 늘 한결같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자애로운 부모님은 세상의 냉대 속에서도 항상 주변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길러준다. 그렇게 사랑을 듬뿍 머금고 심지 굳은 아이들로 성장해 가는 어기와 비아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지는 소설이다. 


얼마 전 직무 교육의 일환으로 수강한 직장 내 장애 인식 개선 강의보다 몇 만 배는 도움 되는 책이었다. 책 한 권 읽었다고, 당장 180도 바뀌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나와 좀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와 냉대를 거두고, 친절함을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는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참 좋은 소설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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