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코알라 Sep 18. 2023

나르시시스트와 한 지붕에서 살기

나르시시스트 대처법


우리집엔 나르시시스트가 한명 있다

나르시시스트와 한 집에 산다는건

정말 다이너마이트와 한 집에서 사는거나 다름없다


나르시시스트의 그 날의 기분과 스트레스정도에 따라

집이 평온하고 화목할지,

다이너마이트가 펑! 하고 터져 풍비박산이 날지 결정이 된다


어제는 오랜만에 다이너마이트가 제대로 터진 날이였다


난 평소 집순이에 나르 대신 집안일도 대부분 맡을정도로

최대한 나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다


그런데 나르시시스트에겐 그런거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지금 기분이 나쁘고 스트레스가 많은데

제일 만만하고 눈 앞에 알짱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어김없이 누구든 표적이 된다


어제 난 희생양이 되어

원수도 차마 못꺼낼 말 들을 들었다


이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어떤 기분나쁜 말을 들어도

절대로 기분나쁜 티를 내거나 같이 화를 내선 안된다


같이 화내고 기분나빠지는건 나르가 바라는 일이기 때문에

나르가 바라는대로 해주는 꼴이 된다


그래서 이럴땐 최대한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아무런 대답도 않는다


그럼 나르는 자기 맘대로 되지 않아

더욱 더 화내고, 망상하고, 내가 반응 해줄때까지 난리친다


근데 문제는 우리집 나르는 폭력까지 서슴없이 쓴다는 점이다

그 부분에선 내가 차마 무시를 못하고 두려워 눈물을 흘려버렸다


드디어 원하는 반응을 얻은 나르는

기쁘다는 듯이 나를 더 굴복 시키려든다

그리고나서 내가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

왜 그런 과민반응을 하냐며 오히려 나를 모욕하고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인간으로 만든다


나도 아직 나르를 대처하는 연습중이라 눈물을 흘려 버렸는데

다음에는 바로 경찰 부를 준비를 하고 이야기를 들어야겠다


그리고 나르가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붙이려들면

녹음기를 꼭 켜는게 좋다

나르는 자주 자신이 했던 나쁜말들은 숨기고

자신이 당한 아주 작은 일을 부풀려 사람들이 다같이 비난하게 만드는

악취미가 있기 때문에 그걸 반박하기 위함도 있고 여러모로

녹음을 해두면 좋다


아무튼 한바탕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고

나는 너덜너덜 나르가 던진 오물투성이가 되어

몰래 눈물을 흘리며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나르는 자신이 가진 열등감, 스트레스, 분노, 오물투성이를

희생양에게 투척했기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나르와 어쩔수 없이 사는 입장으로써

매번 오물투성이를 맞기만 하고 살수는 없다

이러단 내가 정신병자가 될 지경이니

나만의 해결책이 있어야한다


나르는 불행 중독자다

행복이 오면 불안해하고

불행해지면 마음이 편안해한다


난 그래서 나르와 반대로 살려고 노력한다

따뜻한 물에 거품을 풀어 어젯밤 나르가 던진 오물을 잘 닦아내고

샴푸향 폴폴 내며 선풍기도 쐬고

내 몸에 좋은 오이포케도 만들어 나에게 먹이고

후식으로는 초코 브라우니도 먹여줬다


그리고 다짐한다

난 나르같은 인간에게 쉽게 이용당해도 되는

그런 무쓸모한 존재가 아닌 엄청 소중한 존재라고

실제로 그렇다


나르뿐만아니라 그 어떤 누구도 나에게 막대할 권리는 없다


나르와 한 지붕에 사는 이상

표적이 되는걸 아예 막을 순 없지만

나르가 던진 오물을 빠르게 닦아내고

나답게 행복하게 살 수는 있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봤을땐 최고의 복수다


그리고 준비가 완벽히 마쳐지면

영영 나르를 떠나 서로 없는 사람처럼 사는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세상에 나처럼 할수없이 나르와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써보았다


나르는 이세상에서 자신의 잘못은 단 한개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생 고쳐질 일 없는 인간들이니

기회와 준비만 완벽하면 바로 떠나 영영 안보는게 최고의 선택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름 모를 강아지의 안락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