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런 문제가 없는걸 소수의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문제화해야 하느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생각에서 그러는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경험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들의 눈엔 지하철역마다 엘리베이터가 잘 설치되어 있고 또 휠체어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되어 있으니 뭐가 불편하냐는 것이다.
대부분은 그 말이 맞다.
문제는 모든 생활이 그렇진 않다는 것이다.
만약 목적지가 외진 건물에 있다면?
근처에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이 없다면?
만약 있더래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거나 저상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면?
이동약자 택시 예약이 한 달 이상 밀려있다면?
그리고 대다수 비장애인들이 모르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위에서 언급한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세상은 아주 처절할 정도로 비장애인 중심으로만 설계되어있고 그들이 아무런 불편을 못 느끼면서 살아가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게 지금 논쟁의 시작점이고 배려의 실종이며 다수의 이기심이라는 말을 꺼내고 싶은 이유다.
배려라는 건 누군가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해 내가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조금의 불편함을 내가 감수하지 않으면 그 누군가는 생존권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이 세상이 잘못 설계되어있다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며 그 조금의 배려를 하지 않으려는 비장애인들의 자기 중심주의가 그런 세상을 변호하는 중이다.
우리는 생존경쟁을 하는 짐승들이 아니다.
교육을 받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지적 생명체다.
우리가 굳이 이 위대한 지성의 발전을 거스를 필요가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