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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청 Jan 08. 2024

지역의 활기, 콘텐츠인가 하드웨어인가?

예산시장과 군산시 시간여행 마을

주말에 당일치기로 예산과 군산을 다녀왔다. 편도 3시간 30분.. 뭐 상관없다. 예산시장은 너무너무 가고 싶었던 곳이니까. 군산은 예산 갔다가 오는 길에 적당히 동선이 겹쳐서 들렀다 오기로 했다.


1차 목적지는 예산시장이었으나, 군산에도 기대가 상당했다. 2016년에 군산을 방문했었던 적이 있는데 당시의 기억이 너무너무 좋았기 때문이리라.


먼저 방문 한 예산시장. 도착해서 테이블을 예약할 때 즈음이 대략 12시 30분 정도였다. 오픈하고 나면 1번부터 시작한다고 했을 때, 초반에 사람이 적을 때는 그냥 테이블에 자리 잡는다고 치고, 내가 갔을 때 335번이었으니 대략 해당 일의 400번 정도 방문객이라고 보면 되겠다.


주말이라 더 그렇겠지만 사람이 정말 많다.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유명한 음식점(선봉국수, 애플양과점 등)을 제외하고는 음식 나오는 속도가 상당하다. 양이 많지 않고, 크게 차릴 필요가 없으며, 각 매장별로 메뉴가 단순화되어 있어서 그럴 것이다.

예산일정을 마치고 간 군산. 앞서도 언급했었던 것처럼 2016년 군산 방문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다. 음식도 그렇고, 도시 분위기도 그렇고, 전체적인 느낌도 그랬었다. 그런 기대를 이끌고 간 군산에서는 실망감만 가득했다. 2016년 방문 시에도 마치 일제강점기로 시간여행을 한 듯 한 분위기가 좋았으나 지금은 더더욱 예산을 투입하여 더더욱 그런 분위가 나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너무 안 좋았다. 예스러운 일본식 건축물에 세련된 간판과 BBQ가 웬 말인가.


기타 여행기를 줄줄 더 쓰고 싶기는 하지만, 브런치는 블로그처럼 쓰지 말자는 생각에 여기까지만.


다른 글에서도 몇 번 언급한 적 있지만 나는 연구용 역사에서 근무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시재생과 관련한 업무도 많이 진행한 경험이 있다. 사실 관련업무를 할 때마다 해당 지역이 새로이 변화하게 될 그림에 설레기도 하지만 생각대로 잘 변화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을 많이 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지역의 활기를 위해서는 콘텐츠인가, 하드웨어인가..?


이번 예산과 군산을 다녀와서 고민하게 된 한 문장이다. 물론 예산시장은 콘텐츠와 하드웨어가 동시에 투입이 된 장소라 단편적인 비교는 하기 어렵다. 같이 간 친구가 예산과 군산 모두 비용 투입이 상당히 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라는 질문을 하길래, 별생각 없이 '예산은 백종원이 왔다 갔고, 군산은 세금만 들어갔지.'라고 했다.


답 하고 나니 정답. 예산'군'의 재래시장 안에서 5분 동안 스친 사람들이, 군산'시'의 핫플레이스에서 스친 사람들 보다 100배는 많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백종원'이라는 콘텐츠(또는 브랜드)는 상당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 그런 백종원이라는 브랜드가 투입되어 투자(당연히 국비/군비 포함이겠지)된 장소가 인기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물 지났으리라 정도로 생각되는 기간이 지났는데 아직 이 정도라니..


인구소멸이 코 앞으로 온, 또는 크게 다가오고 있는 다양한 지자체에서 '옛날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도시재생사업을 상당히 진행한다. 그리고 소위 '한물 간' 지역을 살리기 위한 비용을 상당히 많이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많은 사업들의 결과는 해당 지역에 '거점 센터'라는 건물을 올린다는 것. 그리고 해당 건물에 대하나 운영을 지역 주민들이 조직 한 협동조합에 맡긴다. 그러나 그 주민들을 할 수 있는 것이 사업기간 동안 배운 '바리스타', '꽃차', '친환경 비누'와 같은 것들이라 그런 거를 판매하는 점포를 오픈한다. 그러나 콘텐츠가 부족하여 사람들이 오지 않고, 장사가 안되니 위탁받은 건물의 공과금조차 내기가 힘들다. 그러면 결국 지자체에서 다시 비용을 투입하여 해당 거점시설을 유지한다.


이 얼마나 악순환인가? 건물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건물을 운영하는 지역 주민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주민들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그곳에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는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


모든 지역에 백종원이 방문해서, 장기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백종원이 100명이라 백종원이라 하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기업가가 지역소멸에 대한 걱정을 하고, 해당 기업가의 명성에 얹어 가고자 지자체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이 사태가 얼마나 보기 우스운가.


백종원 시장이 되다_예산 29화를 보면 실소 밖에 나오지 않는다. 12분 30초부터 내가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던 장면이 나온다.

https://youtu.be/GOIdR-T-5jY?si=59z96SIx90x_JI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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