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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의 국뽕이 좋은가

ep177

by 유 시안

일본의 방송을 보며 놀랐던 것 중 하나가 이런 말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 태어나서 행운이다’

‘일본인이라서 너무 좋다’


주로 풍경을 보거나 음식을 먹는 방송에서 자주 보이는 대사인데 이게 대사에 있는 것인지 방송출연자 본인이 자발적으로 하는 대사인지 정확히는 알 수가 없지만 적지 않은 빈도로 보인다.

일본의 문화를 외국인에게 소개하며 외국인이 감탄하는 콘텐츠나 일본에 오고 싶어 하는 외국인을 선정해서 장인의 기술을 체험하게 하고 감동하는 콘텐츠도 장수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일본의 기술과 문화는 굉장하다는 것을 외국인의 입을 빌려서 감탄하는 방송은 아직도 상당히 많다.

또한 SNS를 보면 적지 않게 보이는 글이


’ 일본의 모든 것이 자랑스럽다 ‘


라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우선, 이후 언급하겠지만 일본의 X(구 트위터)는 허위사실을 양산하는 심각한 정보원으로 혐오와 거짓이 난무하므로 필자는 이쪽 자료는 사실여부가 갈리는 일에는 참고하지 않는다. (ep130 참조)


사실 이러한 발언은 역사적 문제가 얽혀있는 한국인으로서는 달갑지 않게 보일 수 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식민지 시절의 성노예문제, 인체실험, 강제징용 등의 문제가 교육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의 모든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발언은 상당히 무지하며 위험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일을 제외하면 필자 개인적으로는 부러운 부분도 있다.

이제 한국도 이런 콘텐츠를 좀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급격하게 인기가 퍼지고 있는 K콘텐츠, 미용, 음식 등 한국문화를 외국인들에게 더 알리는 일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이 문화를 제1순위로 만들어내고 소비하는 이들이 잘 알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국내 콘텐츠에서 위의 일본과 비슷한 콘텐츠나 출연자가 반응을 보이면 ‘국뽕’이라고 어색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웃음), 이제는 인식이 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인터넷에 돌았던 이런 쇼츠를 본 적이 있다.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외국인들에게 역사를 알려주며 이런 말을 하며 끝나는 내용인데

더 이상 한국을 무시하지 마라

단순히 웃겨서 사람들이 많이 본 것이지만, 이제는 이것을 보며 웃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

1990년대까지와 2020년대의 한국은 전혀 다른 위상과 경쟁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김치를 먹는 것이 이제 드문 일이 아니며 KPOP이라는 장르는 각 음악플랫폼에서도 정식 장르로 등록이 되어 있으며, 외국에서도 주말에 친구들과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일상의 한 부분이고 영화의 대사에서도 ‘나도 봉준호 감독과 작품 하고 싶다고!’ (영화 Heads of State) 라 열변하는 장면을 보는 일도 있다.

따라서 국뽕을 의식해서 콘텐츠를 만든다든지 행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한국 문화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전제와 함께 ‘무조건 외국 것이 좋다’라는 사대의식은 버려야 한다.

특히 미국 것은 다 좋고 그들의 말이 다 맞다는 식민지적 사고와 영어를 쓰면 뭐든 좋아 보인다는 80년대의 사고방식은 심히 미개한 것으로 보이며 일본 제품은 다 좋다는 것도 구시대적인 고정관념이다.

실질적으로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의 위상이 떨어졌다기보다는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가고 교육 수준이 높아져 눈높이가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조절이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국뽕은 자제하되 해외의 것에 모든 것을 맞추고 이해하려는 사고방식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필자가 본 일본의 방송 중에 경악했던 것 중 하나가, 유럽에 가서 ‘일본인이 좋아할 만한 현지 음식’을 현지인에게 직접 추천을 받는 것이었는데.

이는 세계 각 국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로 방송을 제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상당히 오만한 방송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 정도로 자국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어느 정도 좋은 일일 수도 있다.

조작해서 만들어지지 않는 국뽕

선진 위상을 가진 한 명 한 명에게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


미국도 좋고 일본의 문화도 훌륭하며 중국의 역사도 찬란하다.

그러나 한국의 문화는 더 좋고 자랑스럽다.


이런 사고방식이 가장 선진국민의 사고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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