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81
해외에서 필수인 것이 바로 여권이다.
대한민국 여권은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약 190개국에 이르며 여권의 힘 지수는 세계 2위의 힘을 자랑한다.
그래서, 범죄에서도 선호(?)하는 여권인데, 이걸 잃어버리면 상당히 곤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올 때의 일이다.
코로나 시기 이후부터 일본에서도 입국 시에 종이로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구입 물품에 대해 어플을 이용해서 사전 등록을 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등록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게이트를 통과하기 전에 공항에 설치된 QR코드를 통해 그 내용을 인식시켜야 된다는 것인데 상당히 번거롭다.
그 이후 게이트를 통과할 때 등록한 내용이 인지된다는 구조인데, 문제는 그때 일어났다.
모든 과정에서 여권이 필요한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여권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많은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날따라 유난히 짐이 많아 캐리어를 이동하면서 한 손으로 여권을 잡고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인식시키며 등록을 마쳤는데, 등에 매는 가방을 쓰고 있어 여권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여권이 어딘가에 떨어진 것이다.
공항에 바로 전화해서 문의했지만 분실신고는 없다고 해서 바로 근처 파출소(코우방)에 가서 분실신고를 하러 갔다.
새벽이라 그런지, 경찰은 피곤한 얼굴로 대응했는데, 필자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자 태도가 좋지 않게 바뀌었다.
여기서는 접수가 안되니 아침이 되면 서까지 가라는 것이고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문을 주었다.
문제는 아침까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그건 자기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답했는데, 더 이상 여기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돌아와서 한국영사콜센터 앱을 가동하고 대화를 시작했는데, 바로 라인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자세하게 분실신고에 대해 안내를 해주었고 파출소에서 들은 안내내용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실시간으로 진행을 받고 급한 불은 껐는데, 영사관의 안내는 문제는 잃어버린 여권을 못 찾으면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그날은 분실신청과 함께 재발급 신청을 온라인으로 끝내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다음날, 필자가 움직였던 동선을 생각해서 여기저기 전화했고 그러던 끝에 탑승했던 택시회사에서 필자의 여권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분실했던 여권회수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 대사관에 들러 분실한 여권을 제출하고 새 여권을 받았는데, 마침 기간이 1년 남짓이라 딱 갱신해야 할 시기이기도 해서 그냥 좀 더 귀찮은 과정이 늘었던 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 일은, 분실물을 소중하게 맡아준 일본 택시회사와 한국 대사관의 신속한 대응 덕에 사고 없이 끝났다.
특히 감탄했던 것은 한국 대사관에서의 일처리가 정말 빠르다는 것이다.
일본의 공공기관의 속도에 익숙해져 있을 무렵 오랜만에 느끼는 한국의 속도에 고마움을 느꼈다.
뉴스를 보면 해외에서 한국 대사관의 일처리가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기사가 적지 않게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처음으로 대사관에 진 신세는 한국에 있는 듯한 고마움을 느꼈고 이후 투표를 포함한 여러 가지 일로 방문하고 있다.
도쿄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입구에 있는 경비 분들을 한국어가 가능하고 예의 있는 분들로 고용했으면 하는 것이다.
대사관에 발을 들이는 순간, 여기가 ‘한국’이라고 느낄 수 있는 좀 더 높은 안도감을 느낄 수 있게 말이다.
해외에서 가장 급하게 신세를 지는 곳은 바로 대사관이다.
세계 각 국의 한국 대사관이 그런 곳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https://youtube.com/@CAnVoice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