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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석 Jul 24. 2024

디자인 욕심을 버려야 할 때

스쿼드 팀에서 디자이너의 역할

우리 스쿼드 팀은 사용자의 문제해결 관점과 매출 상승의 관점에서 실험적인 태도로 빠르고 많은 시도들을 해오고 있다.


다양하고 빠른 실험은 많은 실패를 수반한다. 그 실패를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고, 그 인사이트를 토대로 우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사용자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알아보자는 명목하에 스쿼드 팀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스쿼드 팀에서 전체 실험 기획에 맞는 프로덕트 기획, 디자인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종종 실험의 목적과 스쿼드의 목적을 잃어버린 상태로 기획과 디자인을 전개해서 팀에게 공유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일례로, 우리의 실험은 넛지 요소가 있는 경우 없는 경우의 차이점을 테스트해 구매 전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하는 것이 목적인데, 넛지 요소를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에게 더 노출시키고 다른 컴포넌트보다 더 효과적으로 디자인할지 기획한 문서를 팀에게 공유하게 됐다.

넛지(Nudge)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는 뜻의 넛지는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개입, 혹은 간섭이다. 그 말인즉슨 사람들을 특정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보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팀은 자연스럽게 실험의 본질적인 논의가 아닌 부가적인 요소에 집중하게 되고, 다시 실험의 본질로 다가가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비용 발생과 구현하는 데 추가 리소스가 생기게 됐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전체적인 실험기획과 프로덕트 기획, 디자인의 얼라인을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면서 얼라인을 맞추지 못했을 경우 전체적인 기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느낀다.


리더가 설정한 전체 기획에 부합하지 않는 프로덕트 기획과 그 기획을 시각화한 자료를 팀원들이 보면 논의는 실험의 본질이 아닌 본질을 잃어버리고 기획된 시각화 자료로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


글로 작성된 기획은 텍스트를 읽으면 목적에 부합한지 아닌지를 직관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디자이너가 시각화한 자료는 디자이너의 브리핑과 이를 통한 이해관계자들의 해석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더더욱 팀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도출해야 함을 느낀다.




회고를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 방향성과 다른 프로덕트를 만들까 생각을 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디자인과 지표에 욕심을 부릴 때

전체 기획을 토대로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디자인을 하다 보면 패딩, 마진, 컬러 등 하나하나 모두 따져가면서 디테일하게 디자인 관점으로만 사고하게 될 때가 있다. 또, 해당 실험을 통해 처음에 설정한 지표가 아닌 기타 지표(MAU, 체류시간 등)를 오르게 하려는 시도와 생각을 하게 되곤 하는데 이 생각들을 경계해야 한다.


디자인과 기타 지표들에 매몰되면 전체 기획 방향성에서 이탈해 내가 만들고 싶은 디자인을 만들 가능성이 커지며, 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고 이 디자인이 서비스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다라는 나만의 가설을 세우게 된다.



이럴 때마다 계속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⓵ 실험에서 디자인은 가설검증을 위한 하나의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

디자인의 힘은 분명 막강하고 큰 화력을 낼 수 있는 무기다. 하지만 현재 0to1 스쿼드 팀에서 하는 실험들과 액션들은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우리 서비스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고객이 어떤 포인트에서 가치를 느끼는지 알아내기 위한 검증의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


디자인 디테일을 신경 쓸 시간에 전체 기획 문서를 한 번 더 읽어보자!


⓶ 지표는 초기 설정한 지표 하나만 생각해야 한다.

초기에 가설 검증을 위해 보기로 했던 지표에서 벗어나 다른 지표들도 함께 상승시키고자 하는 욕심을 낸다면, 자연스럽게 가설은 검증하기 힘들어질뿐더러 기획의 방향성과 프로덕트의 방향성이 엇나갈 있다.


가령, 보기로 했던 지표가 구매 전환율이라 구매 버튼 A/B 테스트를 진행하고자 했는데, 구매 페이지 이탈율도 줄이고 싶어 취소 버튼 클릭 시 추가 액션이 있는 결과물을 만든다면, 초기 실험 기획과 다른 방향으로 실험이 흘러갈 수 있다.


MAU, 체류시간, 매출 등의 지표들은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 가치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사용해 고객의 가치가 환원되는 후행지표임을 인식하며, 초기 지표만을 계속 생각하자!




회사나 팀의 특성마다 다를 수 있지만, 디자이너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닌 고객들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전달하고 더 편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인 것은 공통 사항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디테일한 디자인 수치, 심미성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우리 고객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가치를 느끼고, 팀이 실험하고 검증하려는 방향에 부합한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는지에 더 많은 고민을 한다면 디자인의 성공이 아닌 서비스의 성공으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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