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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탕 Jun 22. 2023

진짜 감자탕

맛있는 비건 레시피 



오늘은 재미있는 비건 레시피를 발견했다.


레시피의 이름은 진짜 감자탕. 

나는 이 단순한 단어에서 묘한 끌림을 느꼈다. 


우리가 아는 감자탕의 감자는 돼지의 척추뼈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감자는 역시 동글동글한 구황작물 감자다. 실제로 감자탕엔 감자가 들어가기도 하니, 감자탕의 이름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그냥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점을 이용한 말장난인 것 같은데. 

진짜 감자탕이라니. 너무 귀여운 이름 아닌가.


그래서 오늘은 이 레시피로 점심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레시피는 비건을 연구하시는 정고메님 블로그에서 봤다.) 고기가 들어가질 않으니, 손질도 조리 방법도 간편하다.


껍질을 깐 감자를 준비한다. 빨리 익히려면 썰어 넣어야 하지만 나는 통감자를 숟가락으로 조금씩 잘라 먹는 걸 좋아해서 썰지 않기로 했다. 양파 반 개와 대파 한 대를 썰고 느타리버섯은 찢어서 준비한다. 


냄비에 물 500ml와 채소를 넣고 끓인다. 채수로 맛을 내는 과정이라는데 벌써 맛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끓어오르면 된장 두 스푼과 고추장, 다진 마늘, 들깻가루를 각각 한 스푼씩 넣어준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깻잎을 넣어준다. 깻잎의 향을 좋아하기 때문에 손으로 잡고 마구 뜯어 넣어줬다.


냄새부터 맛있다. 구수하고 얼큰한 향이 위장을 자극했다. 고기가 없어도 이런 냄새가 가능하구나.

마지막으로 들깻가루를 아낌없이 뿌려주고 부추를 곁들이면 완성이다.



맛은 딱 고기가 빠진 감자탕 맛이다.

고소한 깨와 깻잎의 향을 지나쳐 구수한 된장과 칼칼한 고추장의 풍미 사이로 양파의 달달함, 버섯의 쫄깃함에 감자의 포실함까지. 역시 한국인은 국물이다. 뜨끈하게 속이 채워져서 만족스러운 웃음을 자아낸다.


진짜 감자탕 맞네. 

오랜만에 맛있는 비건 레시피를 발견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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