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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의글쓰기 Jul 14. 2023

<시> 중년남자 "자기소개시"

중년의 시쓰기


[자기소개시]라고 쓰고 [자기속에 시] 라고 읽어본다.  

이제 [중년남자의 자기속에 시]를 쓰기로 한다.


나는 중년남자. 내속에 시가 있어요.

이제부터 내안의 시적 영감을 뿜어보겠소.


어제 아내와 소갈비살반반(500g)을 반반 나누어 먹었소.


내속에, 뱃가죽 피하(皮下)지방 빵빵. 두두려 둥둥 소리를 내오.

내속~에, 사자 심장은 없소. 대신 벤뎅이가 들어 있오.

내속에, 사오정이 말귀를 못알아 먹고 딴소리를 하오.

내속에, 울보 아이가 아내 뒤를 졸졸 따라다녀요.


요즘 제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요. 오늘 갑자기,

중학교 동창이 전화왔어요. 반가웠어요.

아들 딸 얘기… 자랑이 하고 싶었나 봐요.

이해해요.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말할 상대가 없어요.


말을 하면 꼰대가 되요. 그래서,

책과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

오래전에 죽은자들을 만나러 도서관에 가요, 하지만

맨앞줄, 자칭 유명한 사람들이 수문장 처럼 서 있네요.


이상. 중년의 “내속에 시” 였습니다.

이제부터 아내에게 헌사하는 시를 씁니다. “내안에속에 시”라고 할께요.


어제 저녁 소갈비살 반마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물었어요.

“자기야~ 아직 내눈이 사슴의 눈을 닮았어?”

아내는 ”아니, 눈이 뿌해, 흐려…근데, 속이 훤히 다 보여요” 라고 답했어요.


내안에속에, 바다가 있소. 어리숙한 나를 품어주고, 파도로 뒤집을 수도 있어요.

내안에속에, 화이트 퓨리가 있소. 오~ 다정한 연인이여! 그대는 불의앞에선 불을 품소.


자기속에, 시가 있소. 우리안에 시인이 있소.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긴 시인말이요.

오랜 세월 함께 했고, 나란히 걸어갈 사람.

우리는 시인이며 동지요.


그대와 나, 세상을 품어 그만큼 마음 그릇을 키워갑시다.

그안에 사랑과 행복을 담아봅시다.


끝.



화이트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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