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중년의글쓰기 Dec 24. 2023

자발적 퇴사와 창업 후, 얻은것과 깨달은 것들

세바시 스피치 초고 원고

이글은 세바시 5분스피치를 염두해 두고 쓴 초고입니다.

고백형식의 에세이에서 누군가에게 말을 하듯이 고쳐쎠야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실 독자에게는 제가 곁에서 얘기해주는 느낌이 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직장은 정글이지만 사회는 지옥이다!”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제가 직접 경험해 봤습니다.^^

저는 21년동안 자동차설계 개발 업무를 했습니다.

40대후반에 돌연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지금은 세종시에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인생의 방향이 이렇게 달라졌는 지?’ 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얻은 것, 잃은 것 그리고 깨달은 것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엔지니어로서 크게 성장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2004년~2006년 새로운 차량 개발을 위해 일본연구소로 파견되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일본엔지니어와 함께 성과를 내야했습니다.

밤마다 새로운 CAD프로그램을 연습하고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일본어를 공부했습니다.

일본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국으로 복귀할 즈음, 일본의 탑매니저가 제게 정직원 스카우드 제의를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일본생활에 지쳐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배운 것을 가지고 한국으로 가서 내 회사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그 이후 연달아 3개의 새로운 차량을 개발했습니다.

업무 영역은 넓어지고 전문적인 능력은 더 깊어 졌습니다.

어느덧 조직에서 존재감있는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선배가 되어 갈수록 실무보다는 사람과의 일이 더 어렵더군요.

[사람을 다루는 일이야 말로, 당신이 마주할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시한번 도전하고 성장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매니저를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 회사가 나를 이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내가 그냥 전문가로만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구나’

저는 자존심이 무척 상했습니다. 배신감도 느꼈습니다.

그날 저는 회사를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내가 하나가 손해면, 회사는 둘,셋이상 손해다라고 확신했습니다.


갑작스런 퇴사결정에 부서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퇴사를 늦추어 달라고 했고 그렇게 했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제가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일에 대한 미련은 없었습니다. 짐을 싸서 회사문을 나오는데, 당당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쓰리고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몇 주 후, 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다시 돌아와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연봉을 oo주면 고려해 볼게요’ 답했습니다. 당연히 연락이 안 오더라구요..^^

후배 전화도 받았습니다. 많이 힘들다고… 하지만 제가 도와줄 게 없었습니다.


남편의 무책임한 행동을 아내는 별 말없이 받아주었습니다.

‘그래 함께 길을 찾아보자! ‘

‘아빠 힘내! 아들은 아무것도 모른체 웃으면서 위로해 주었습니다.

‘아이고,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 뒤늦게 현타가 오더군요.


익숙한 일을 버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니, 덜컥 겁이 났습니다.

저는 지옥문앞에서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이때 아내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목표를 정하면 추진력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면서 중개사무소를 개업했습니다.


자영업을 시작하니 그간의 지식과 경험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대신, 새로운 기술을 익혔습니다. 블로그에 정기적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드론 비행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동영상 편집도 배웠습니다.

유튜브채널을 게설해서 아파트단지와 사무소를 홍보 했습니다.

다행히 시기를 잘 만나서 사업이 잘 정착되고 생계가 안정되었습니다.


제가 얻은 것 1순위는 바로 가족입니다.

항상 옆에 있었지만, 그 소중함을 몰랐었던 것.

고난을 함께 이겨낸 뒤, 가족을 새롭게 얻었습니다.


한동안 가족들이 고생하고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려 괴로웠습니다.

‘도대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를 가끔 했습니다.

희망퇴직을 했으면 위로금도 두둑히 받았을 텐데…

자진 퇴사했기에 실업급여도 못받았습니다.

퇴사 6개월만에 통장잔고가 0 이 되었습니다. 잠이 안왔습니다.

창업자금이 없어서 18년간 불입한 개인연금을 해지했습니다.

세금을 무려 2400여 만원을 내야 했습니다.

제가 가장 크게 잃은 건, 결국 돈과 안정감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이유없이 불안합니다.

그때는, 책을 읽고 산책하고 글을 씁니다.

세바시 ‘치유의 글쓰기’수업을 통해서 제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몇 년째 이불킥’이란 에세이로 세바시북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100여개의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두번째로 얻은 것입니다.

저는 바로 앞의 이익보다 자존감이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협상을 하기 보다, 단칼에 인연을 잘라 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직장 동료와 일절 연락을 끊고 만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나 다시 돌아가고 싶어’ 라는 말이 나올 것 같았거든요.

죽어도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몇 년간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돈이 오가는 문제다보니, 모두들 민감합니다.

이익앞에서 본성이 드러납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 마음을 읽게 되고 이를 통해서 배우는 게 꽤 많습니다.

업을 바꾸면서 진짜로 사람을 다루는 일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거짓말 하고 핑계를 대고, 본인 체면을 위해 뒤에서 다른말을 합니다.

권모술수를 부리고 시기 질투하고 이간질하고 편 가르는 게, 인간의 본성인가 봅니다.

반면에 당당하고 겸손하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도 명품이 있더라구요.이들은 본성을 역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도 겸손하지 못했습니다.

작은 손해에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진상끼를 부리는 손님들을 상대하면서 발견한게 있습니다.

바로 부모님이 진상이면 자식도 여지없이 결국 진상을 부리더군요.

반대로 반듯한 사람을 보면, 그의 부모님의 성품을 알 수 있습니다.

참으로 무섭습니다.

‘아~ 내가 잘 살아야겠다. 내 아들이 나를 보고 배우겠구나!’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배운거 가진거 없이 얼마나 서러운 일이 많으셨을까?

성실하게 장사하셨고 남을 속이지 않으셨습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면서 사셨습니다. 어려워도 당당하셨습니다.

저도 이제야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장인 장모님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정말 부부는 끼리끼리 만나는 거 같습니다.

당당하고 예의바른 사람은 고급집니다!

저도 당당하고 고급지게 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인생건축가 이동건

매거진의 이전글 세바시스피치를 시작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