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된 후 이 세상 무엇보다 큰 흥미를 느끼는 것처럼 글을 쓰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한동안은 글감도 잘 떠오르지 않고 떠올라도 매끄러운 글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자꾸만 글을 쓰게 되어 살펴본 내 마음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그것은 바로 흐트러지고 상처입은 내 마음. 그리고 이를 치유하고자 잘 쓰든 못 쓰든 글로 이어지는 과정에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적당히 아픈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곪아 터진 상처는 글을 쓸 기운조차 주지 않고 반대로 너무 벅찬 행복이나 다른 흥미가 있을 때는 글이 아닌 그것들에 마음에너지를 사용하느라 바쁜데, 적당히 깊은 상처도 입고 그러나 성장도 할 수 있는 딱 그 정도일 때 글로 이어지기에.
참으로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신기한 것은, 아프고 싶지 않지만 이왕 이리된 거 글이라도 남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한다는 것.
그게 내게 남은 성장의 증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