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꾸준함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시작조차 하지 못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나는 무언가 꾸준히 오래 하는 것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설레고 몰입하게 되는 순간 정말 열심히 하지만,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이루는 일은 사실 잦지 않다.
내가 끝없는 무기력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던 비전 찾기, 그리고 그 덕분에 시작한 블로그 글에서 이어진 이 브런치 글 역시 그러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어쨌든 한번 놓아버린 후 브런치 글쓰기는 잘 되지 않았다.
글감도 예전만큼 떠오르지 않았고 떠올라도 짧은 일기나 한탄스러운 한 문장 수준에서 그치고 장문의 글 다운 글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만약 시작하던 시기의 내가, '나는 이렇게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단정하고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출간한 세 편의 전자책은 물론, 브런치와 블로그에 각각 100개가 훌쩍 넘도록 남긴 그 글들조차 없었을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오늘의 글로 다시 시작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요즘 계속 그러했듯 짧은 한 두 문장의 글만 서랍에 또 쌓여갈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나는 글 하나를 남겼고 마음을 기록했기에 그것으로 만족하면, 그것이 다른 방식의 꾸준함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