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문 Oct 29. 2023

블루 자이언트

내 안에 있던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할 그들의 열정 가득한 이야기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쉬우나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은 피곤하고 변화는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새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쏟는 사람을 보면 자극받음과 동시에  그 사람의 열정을 나 또한 응원하게 된다. 그래서 바보 같지만 폭발적인 열정을 보이던 슬램덩크의 강백호에게 우리는 열광했었다.


그리고 열정을 다시 깨워줄 영화 "블루 자이언트"가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음악영화라는 점에서부터 눈길을 끌었고 이 영화의 홍보를 접한 후부터 포스터 속 세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이끌어갈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는 세계 최고의 색소폰 연주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도쿄로 올라온 "다이", 엄청난 피아노 연주실력을 가진 "유키노리", 다이의 열정을 보고 함께하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한 "슌지" 이 세 사람이 한 팀이 되어 함께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나는 우선 이 세 사람의 설정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세 사람은 한 팀을 이루었지만 들여다보면 그들은 각기 다른 실력과 상황에 놓여있다.

다이는 흔들림 없이 우직하게 앞만 보고 전진하는 반면 유키노리와 슌지는 영화 내내 고민하고 흔들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유키노리는 오만함에 빠져 그 벽을 뚫고 나오지 못하는 설정이고 슌지는 지금 막 드럼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둘이 비슷한 듯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세 사람을 보며 세 가지의 다른 느낌을 받게 됐다.

다이를 보면서는 지쳐서 시들시들 해져가던 내 마음속에 있는 불꽃을 다시 되살렸고 슌지를 보면서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으나 어떠한 현실적인 문제로 접어버린 지난날의 꿈. 그러나 그것을 하며 행복했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유키노리를 보면서는 내 마음속 한가운데에 있던 오만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아 볼 수 있었다.


영화 속에 수록된 인물들이 연주하는 재즈음악도 전부 좋았다. 이 부분은 연주자들이 특히나 인물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다이가 연주하는 색소폰에서는 두려움 없는 강한 소리가 슌지의 드럼에서는 조금 실수도 있으나 열심히 따라가려는 열정이 유키노리의 피아노는 영화가 후반부를 향해갈수록 안정적인 리듬에서 벗어난 변주를 시도할 정도로 성장한 모습이 느껴졌다.


다른 길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직진을 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예전 소년만화가 떠올라 서사가 평이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진하는 이야기는 언제 만나도 설레지 않을 수 없다.

다이 유키노리 슌지의 공연을 보는 영화 속 사람들처럼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면 함께 웃고 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안에 아직 있던 불꽃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