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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크비건maskvegantv Mar 13. 2022

나는 왜 마스크비건이 되었는가?

마스크비건이 가면이 필요한 이유

쪽팔림이란 유명하든 보통 사람이든 내성적인 사람이든 인간이면 누구한테나 존재한다. 낙천적인 기질을 갖고 태어나 어릴 적부터 잘 나서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걸 좋아했던 나에게도 익숙지 않을 때는 쑥스러움을 내보이기도 했다.


쪽팔림을 느끼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 쪽이 팔릴까 봐 두려운 것이다. 솔직히 우리 모두가 연예인이 될 것도 아니고 쪽이 팔릴 거 두려워서 사는 나의 모습이 어이가 없었다.


나는 아름답다. 그 누가 나를 판단하던 말던 나는 자연 미인이다. 우리 남편이 내가 한국 최고 미인이라고 했다. 무리 한국 최고 미인이어도 나는 쪽팔릴까 봐 두려웠다.


비건이 되어 비건 플루언서로 인스타에 데뷔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비거니즘을 알리고 교육하고 싶었다. 그러나 쪽팔림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다. 얼굴 없는 가수처럼 목소리만 내세울까 했다가도 동영상이 주류인 사회에서 그것도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2015년에 시작된 복면가왕


그러던 중 한국의 복면가왕을 시청하게 되었다. 마스크를 낀 가수들이 오로지 목소리와 실력으로만 평가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얼굴의 생김새에 큰 치중을 두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구상하게 생각했다.


마스크를 낀 캐릭터는 어떨까? 평소에는 나로 살고 마스크를 꼈을 때는 내가 바라던 비건 플루언서로 살아 보는 건 어떨까? 꼭 내 얼굴을 까야만 되는 건 아니구나....


멀티 페르소나

멀티 페르소나가 생각났다.


상황에 맞게 변하는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다양한 정체성 즉

가면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에 다양한을 뜻하는 '멀티(multi)'를 붙여 만든 단어이다. '다중적 자아'라는 뜻으로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 쓰듯이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현대인을 일컫는다.


미국의 복면가왕 프로그램


복면 비건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름이 촌스럽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한국의 복면 가왕 프로그램을 수입하여 방영해서 대박이 났다. 이름은 The Masked Singer  마스크를 낀 가수...


그래 이거다. 나도 마스크를 낀 비건을 해보자. 마스크비건 이라고 칭하자. 가면을 착용하여 내 얼굴을 가리고 이쁜 가면으로 내 미모를 극대화하자.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핑 돌기 시작했다.


진정한 멀티 페르소나 마스크비건


그래서 중국에서 싼 마스크 5개를 주문하고 가발까지 준비했다. 이왕 가면을 쓸걸 가발까지 세트로 가자. 그래서 드디어 마스크 비건이 탄생된다. 나의 SNS 일대기가 시작된다.


일일 일 유튜브 영상을 만들며 영상 편집을 스스로 배우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스타에 비거니즘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내 스타일대로 글을 쓰고 라방도 했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내 캐릭터가 쪽팔림을 넘어서 시대를 앞서가는 아이디어라는 것을 깨닭게 되었다.


비건 심비우스 아카데미 1기를 2021년 2월에 모집했는데 60명이 모였다. 2기에는 40명 3기에도 40명이 모여 100명  넘는 비건 지향 졸업생들을 배출해 냈다. 비거니즘을 홍보하고 교육하고 싶었던 나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 나는 한국을 방문하여  비건 심비우스 아카데미 졸업생들을 만났고 그들과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내가 만난 비건 지향인들은 한분 한분 다 찐 찐 찐 이였다.


마스크로부터 시작된 나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이제는 나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보다 마스크비건님이라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더 많다. 어느 강의를 듣더라도 나는 마스크비건으로 로그인되어 있다. 나는 마스크비건이다. 비건 플루언서이다. 유명인사 그 누구보다 부럽지 않다.


마스크비건의 최근 모습

나는 비건 심비우스 스터디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 비건 심비우스 아카데미를 통해 만난 인연들과 매주 모여 스터디를 하며 비거니즘을 함께 배우고 실천하며 연대하고 있다. 벌어드린 수익에서 항상 통 큰 기부를 해오고 있고 나의 캐릭터가  사람들 기억 속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더 이상 쪽팔림을 타지 않는다. 그러나 가면을 꼭 껴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나의 생김새를 벗어나 나의 진실성을 알고 함께 해주는 비건 지향 동지님들과 가족이 있기에 이제는 가면의 착용 여부가 중요치 않게 되었다. 이분들과 함께하면 무엇이든 이루어 낼 수 있다.


요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착용해야 하는 마스크 때문에 나의 마스크 그 이름이 희석이 된 면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해외에 살면서도 한국인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었던 건 나의 가면의 위력이 아닌가 쉽다.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선순환을 일으키는 삶을 또 살아본다. 기후생태위기 속에서 마스크비건의 초심을 잃지 않고 행동하는 비건 지향인으로써의 역할을 해내어 보려고 한다. 오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뻑 모드이네.. 마스크비건 영원하라. Forever ever....


에필로그


아일랜드에서는 마스크비건의 한국, 영국 비건 지향 가족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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