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승환 Aug 25. 2015

사랑이 지치지 않길

나의 모습에서 넌 무엇을 느꼈을까?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그만 날 놓아주는 게 어떠냐고.

그 물음으로 우리는 서로 알게 되었다.

그동안 사랑했던 시간이 고작 이 한마디 물음에 끝이 나게 되었다는 것을.

우린 아무 말도 없었다. 그동안 나를 위해준 그녀가 고맙긴 했지만 그 외에 무언가가 없었다.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이 우리를 위한 일이었다고 말했지만, 서로에게 지쳐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느 순간 너에게 난 그저 큰 짐이었을 뿐이었을 테니.


그렇게 우리의 연애는 끝이 났다. 홀가분했다.

식어버린 사랑은 많은 추억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지우고 있었고,

서로에 대한 무관심은 자신의 자유만을 주장하고 있었다.

이렇게 헤어진다해도 아프진 않을 것이다.

나중엔 그녀의 슬픈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나겠지.


그렇게 우리의 연애는 끝이 났다


세월이 흘러 또 다른 사랑이 시작되었고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어 갔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감정과 새로운 환경이 주는 즐거움은 예전 그녀를 잊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너와의 만남과 인연을 이어갔고 그 만남의 끝에서 나는 알아버렸다.

지금의 너에게 하고 있는 나의 행동이 예전 그녀에게 했던 행동과 다르지 않음을.


어느 순간 그녀와 같이 지금의 너도 나의 모든 걸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무 말도 없었다. 투정도 없었다.

그저 내가 하는 말을 묵묵히 들었고

내가 하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였으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는 어떤 불만도 토로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너는 그녀와 같은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때의 슬픈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다 그녀가 떠올랐고 그녀를 생각하다 난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랬다. 나의 문제였다.

네가 바라보던 그 눈빛은 몇 해 전 내가 마주했던 그녀의 눈빛이었기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무조건 받아주던 너와 그녀의 모습은 나를 위한 것이 아녔음을 알았다.

너무 헌신적이라 생각했던 그 모습은 나를 조금씩 포기하고 있기때문이었다는 것을.

무미건조한 너와 내 관계의 발단은 나였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바뀌지 않고 똑같이 돌아가는 나의 모습에서 넌 무엇을 느꼈을까?

너와 나는 예전의 그녀와 내 모습처럼 서로의 길을 걸어갔고

최근 책을 보다, 책의 한 구절에서 아래와 같은 글귀를 찾았다.


당신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무조건 받아준다는 것은
당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다.

 앤디 앤드루스 / 버려야 보인다

얼마나 무의미하고 생산적이지 못했던 사랑이었던가.

잔소리라고 생각했던 너의 말들은 관심이었고, 구속이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은 분명히 사랑이었을 텐데.

몇 명의 인연이 스쳐지나 가며 깨달은 것은 어떤 인연이든 소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중한 인연이 하는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는 것 까지도.


지치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도록.



당신이 스스로 발전을 가로막거나 삶을 망칠 수도 있는 행동을 할 때

그것을 말해주는 사람이야말로 당신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아끼는 사람이다.

앤디 앤드루스 / 버려야 보인다



인연을 소중히 하여, 낭비되는 사랑은 하지 않기를.

지금 옆에 있는 그 누군가가 하는 말들이 나를 위한 것임을 깨닫기를.


 진심으로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사소한 관심이 서로에게 멀어져 가는 끈을 다시 잡을 수 있게 만들지도 모르니까.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진심을
다음카카오와 함께 전달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전자책 미출간 신간 <버려야 보인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먼저 읽기
>> http://bit.ly/1J5UdAz





매거진의 이전글 잘 지내나요? 그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