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정말 잘 간다. 도움이 될 만한 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놀기만 하면 시간이 훅 지나가고.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거나 머리나 몸이 조금 혹사당하는 것 같은 일을 하면 체력이 깎이면서 조금 천천히 가는 것 같지만.
어쨌거나 둘 다 정신을 차리면 11시가 조금 지나있다.
유익한 일을 하든 놀면서 쉬기만 하든 정신을 차리고 나면 11시라는 게 놀랍기만 하고.
또 11시가 되면 인생의 막이 지금부터 같다는 욕구가 활활 불타오르는 게 심히 걱정스럽다.
이 잠 못 드는 자의 최후가 어떻게 될지… 어떻게 되긴 피곤한 한 마리의 좀비가 돼서 안 떠지는 눈으로 일상의 일을 처리해 나가겠지. 그렇다. 사람이 되든 좀비가 되든 멍청이가 되든 안 한다는 선택지는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