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 "다가오는 말들"
생존의 문제다. 글쓰기부터 타로점까지 배움의 자리에 여자가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언어가 절실하다는 증거다. 그 배움의 종착역은 '디폴트맨 자리'의 탈환보다는 제거가 됐으면 좋겠다. 남자들도 "언제나 옳아야 하고 책임지는 일을 해야 하는 데서 오는 심장병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떨쳐내"고 "자기를 잘 드러내고 감정을 잘 인식하여 좋은 인간관계를 누리"는 복락을 누려야 하니까.
은유 "다가오는 말들" p.263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은 침묵하는 법을 익히고 남성은 감정을 도려내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가부장제는 인간 본성을 왜곡시키고 그 하자와 결함을 체화한 젠더 역할 수행을 윤활유 삼아 굴러간다. 말하기를 익히지 못한 여성이 공감을 배우지 못한 남성과 동료시민으로 살아가자니 여기저기서 삐걱거리고, 맞추어 살자니 공부가 끝이 없다.
은유 "다가오는 말들"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