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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내자 Feb 18. 2024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될까⟭

강지나_돌베개_2023.11.6


"거지같은 것들이 거지를 낳지."

"능력도 없으면서 애는 왜 '쳐' 낳아서..."


실제로 내가 나이 드신 어르신이 하는 말을 들은거다.


어르신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말에 아무말도 못하고 입을 다물었지만 

솔직히 1%도 공감하지 못했다는 말은 못하겠다.


그만큼 사회에서 문제되는 여러 사건들에 청소년들이 연루되어 있었고,

청소년들의 범죄율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될까 걱정했던 맘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혹시나 나처럼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강지나작가가 10여년 동안 8명의 청소년과 짧지만 긴~ 시간을 동행하며 쓴 책이다.

(인터뷰&사적인 연락을 지속했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사례가 나온 책 대부분이 어느 한 시기(인터뷰 한 시기)의 이야기만 담겨있다면,

이 책에는 8명의 청소년들의 10대를 지나 20대 시절까지의 이야기가 있다.



이게 좋은 점이 뭐냐면,

나같이 고정관념과 편견이 심한 독자의 단단한 알을 깰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오토바이를 타면 답답한 마음이 풀린다던 현석이.

소년감호소와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방황을 하던 현석이도 20살이 넘어 사회적인 책임감을 느끼게 된 후로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력했다.


이 책에 묘사된 현석이의 10대는 불안하고 두려운 모습이었다.


자퇴하고 절도하고 잡혀서 교도소에 들어가고...

나와서 또 비슷한 친구들과 반복되는 범행을 저지르는, 

희망이라곤 없어보이는 10대의 전형적인 모습.




그러나 20대 현석은 변해있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신중했다.

과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성실하고 건실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현석은 변화하고자 했다.

그만큼 사회적인 체면을 알게 되었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재구성 하고 있었다.



이런 현석이의 이야기를 보면서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고 기특하기도 했다.


'아.. 이런 아이들도 희망을 꿈꾸는구나'


삐뚤어진 시선과 편견을 바꿔주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있는거다.







물론 이렇게 현석이를 비롯 다른 아이들이 이후로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그런 해피한 결과를 예측하며 마무리하기엔 어려움이 분명 있어 보였다.



우리 사회엔 너무나도 큰 구조적인 문제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한 사회 복지 시스템

학력 위주의 평가 방식

가난한 사람에 대한 무시

실패를 패배자로 인식

개인보다는 가족단위를 우선시 하는 정책

등등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공기처럼 곳곳에 깔려있는 한

가난한 아이들은 가난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불평등과 차별의 독을 피부로 흡수하면서 시들시들하게 자랄 것이 뻔해 보였다.






우리나라는 잘사는 사람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이라고 한다.

정말 살기 편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대한민국이란다.


반대로 못사는 사람들에겐지옥같은 곳이라는 말이겠지.


지옥을 매일매일 경험하는 사람들, 

특히 어린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매번 똑같은 결론으로 가닿지만 또 이야기 할수밖에 없다.


일단은 알아야 한다.


이 책을 추천한 장일호 기자의 말대로,

'몰랐다면 알아야 하고, 안다면 외면해서는 안되는 목소리'를 계속 들어야 할것이다.


그렇게 듣고 난 뒤,

좋은 어른이 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좋은 어른 한 명만 그들 곁에 있어도 충분히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어 보였다.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출발점이 이 책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덧붙임 : 


내가 어르신에게 들었다는 그 말.

"없는 것들이 왜 애를 '쳐'낳아서..."

라는 말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이제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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