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가님은 유쾌하시고 꼬장꼬장하시단 말이다!!!!
박완서 작가님에 대해 아예 몰랐다고 보는 게 맞겠지.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작품을 쓰신 분이라고만 알고 있었으니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작가님을 처음 접하면서 이런 기억력은 어떻게 해야 보존되고 살아 숨쉬는건가 싶을 만큼 세밀한 묘사에 감탄했을 뿐, 그 이후에 어떤 흥미도 느끼지 못하다가 이슬아작가님의 인스타 피드를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와우! 최애 작가님이 한 명 더 늘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거다.
일단 작가님의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읽다 보니 그 사람의 성격과 평소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소설에서는 보지 못했던 솔직하시고 꼬장꼬장하신 부분이 보였다.
여기... 딱! 여기!!!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서 작가님이 버스 안내양에게 말한 부분에서 정말 놀라고 말았다는...
아니, 이런 화끈함이란!!!
거짓말이 아니고 진심 이 부분에서 눈이 똥그래지고 입이 벌어지고 뒷통수를 씨게 맞은 것 같았다.
작가님이 이렇게 말씀을 하신다고?
와.......
와!!!!!!!!!!!!!!!
와하하하!!!!!!!!!!!!!!!!!!!!!!!!!!!!!!!!
도대체 난 작가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웃으면 보이지 않는 눈, 활짝 벌어진 입술, 서글서글하고 순해보이는 인상에서 나오는 강한 말투에 정말 뿅! 반했다.
뭐 이런 부분에서 반하나 싶겠지만 내가 박완서 작가님에게 반했다는 말을 독서모임에서 하자, 한 멤버가 그랬다.
힘내자님은 자신보다 연상이고 할 말을 참지 않고 다 하는 여성 작가분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자세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로 말씀하셨다..ㅋㅋ)
그니까. 맞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이 이적 어머니 박혜란 작가님,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작가님, 해방의 밤 은유 작가님인데 이 분들 모두 내 무지를 깨우쳐주시고 나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깨어있는 사람들이라는거다.
그리고 똑똑하다. 할 말은 다 할 줄 알고 그 와중에 유머도 절대 놓지 않는.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놀랐던 부분은 지금도 삶의 진리로 통할 것 같은 말씀들을 작가님이 70년대에 다 했다는 점이다.
70년대면 50년 전인데 이런 생각을 하셨다는 게 너무 놀랍다는거다.
사실, 그래..
내가 도대체 옛날 사람들, 특히 옛날 여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건지 알 수 있는 부분이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남편에게 순종하고 그저 먹고 사는 것에 급급했던 우리 엄마같은 사람만 있다고 생각했던 내 무지를 깨우치게 해준 사람에게 끌리는거야.
이렇게 따지면 내가 존경하고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가님들이 엄청나게 많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하며 글로 정리하는 작가님의 통찰력을 찐으로 맛봤으며 이것이 끝이 아닌, 작가님의 다른 책을 탐닉할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임이 분명하여 기분이 몹시 들뜬 상태임을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