뾱뾱뾱.. 뾱뾱.
비 오는 날 아침.
비 오는 날을 별로 안 좋아한다. 우산도 써야 하고 손이 번잡스러워서. 흐리지만 비 안 온다며! 별 반 개도 아깝다, 날씨 앱아.
그런데 사람들이 귀여워지는 건 재미있다. 연휴 후의 출근길, 꾸꾸모드로 하이힐에 핸드백이랑 대따 큰 랩탑 가방까지 든 웅니도, 풀 수트 장착하고 출근 중인 아저씨도, 알록달록한 홀로그래픽 가방에 주먹만 한 키링을 달랑대며 걷는 초등학생도, 피곤한 얼굴로 휴대폰 속 스케줄러만 쳐다보는 학생도,
뾱뾱뾱.. 뾱뾱.. 뾱.
바쁘게 걸음을 재촉할 때마다 신발과 물기 있는 바닥이 부딪히며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기용 뾱뾱이 신발 신은 것 마냥 리듬감있게 뾱뾱거린다. 위만 보면 세상 시크한데 순식간에 죄다 귀여워져버렸네..
우산 쓰고 가방 주렁주렁 짊어지고 차 지나갈 때마다 아이를 길 안쪽으로 챙기면서 경사진 언덕길을 오르는데 요구룽 여사님이 요구르기니를 몰고 지이이잉- 하고 지나가신다.
상대적 박탈감까지 오지는 비 오는 날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