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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신의클레어 May 23. 2024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 민들레

자신부터 사랑해야 하는 이유


  유독 혼자 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를 오갈 때, 학원을 다닐 때도 혼자서는 가기 싫다고 한다.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누군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혼자보단 여럿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의 아이는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때 자신을 돌보기보다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반창고를 찾고 약을 바르고 있어야 할 시간에 상처를 드러내놓고 마냥 기다리는 꼴이다. 

가벼운 상처를 입었음에도 매번 오랜 시간 동안 상처의 회복이 더디게 된다. 


이렇듯 타인과 함께 해야만 비로소 안정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왜 그럴까? 

홀로 충만함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건 아닐까?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가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허리가 아프지 않다. 

이 진통제의 효과는 어디로 갈까? 바로 뇌로 간다. 허리는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의 뇌에는 ACC영역이 있는데 여기서 아픔을 느낀다고 한다.


  tvN <어쩌다 어른>에서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인간이 다치지 않아도, 살점이 뜯기거나 뼈가 부서지지 않아도 사람 간에 이별이나 갈등 때문에 그만큼의 고통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 때 뇌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연구했더니 놀랍게도 우리 뇌는 다쳤을 때와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사람 때문에 고통스러울 때 진통제를 먹으면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한다. 


즉,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건 교통사고를 당해 피를 흘리는 때와 같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바로 나 자신을 정말 따뜻하게 대해 주어야 낫게 된다고 한다. 맛있는 것도 먹고 잠도 푹 자며 스스로를 따스하게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길가에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여도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들판에 꼿꼿이 서 있다면 문득 누군가에겐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워 보이게 된다. 


민들레가 사방에 널렸다는 이유로 누가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화려한 장미꽃만 원하는 모습을 보아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민들레는 미동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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