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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윤주 Jul 10. 2024

그림 에세이

암스테르담의 어느 식당. By 안다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여유.

지난 주에는 일주일 내내 세미나가 있었다. 세미나를 돕기 위해 오전 시간을 쓰고, 오후에는 학생들을 가르친다. 저녁에는 또 주부로 돌아와 가족들을 챙기고, 밤에는 운영하는 스터디카페가서 정리정돈을 하고 집에 들어왔다. 


이런 때는 항상 작은 사고들도 꼭 생긴다.  바쁜 와중에 막내 아들 손가락이 골절이 되서 기브스를 하게 되었다. 강아지가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을 물었다. 강아지가 안방 침대에 토를 했다.

내가 만든 일은 아닌데 자꾸 일이 생긴다. 

평상시같으면 힘들지 않을 일인데, 이렇게 무언가가 특별한 일이 생기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고 만다.

그래서 계속 시간을 관리하려고 유튜브로 시간관리하는 방법들을 계속 틀어놓았다. 자극이 되라고.. 

그래도 고마운 것은 미식가인 큰 딸이 시험으로 일찍 집에 와서 잠깐씩 시간을 내어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기분을 전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 역할의 일들을 하면서도 내가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글을 쓴다던지, 책을 읽던지, 영화를 보던지 무언가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도 상대방의 눈치와 상황을 보면서 맞춰주는 대화가 아닌 나를 얘기하고, 나를 표현하고, 나와 웃고 울 수 있는 상대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과 있어야 에너지가 생기는 듯하다.

저 식당의 중년 부부는편안한 옷차림으로 식당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서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린다. 그리고 소박한 나를 표현하며 대화를 한다.  숨김없이 기분좋게.  

지금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다. 

나를 이야기하는 사람과 커피 한 잔 하고 싶은 월요일이다.

@gongan.go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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