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hyung Kim Jan 10. 2024

디파이2.0 및 크로노스DAO 횡령사태

#블록체인 #디파이 #크로노스DAO

[본 글은 2022.06.09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김치코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가운데에, 국가대표 블록체인 중 하나인 카카오의 클레이튼에서 횡령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으니 무의미한 서론은 생략하겠습니다.


우선, 디파이2.0에 대해서 알아보시죠.


디파이2.0이란 디파이1.0의 후속버전 입니다.


감사합니다.

장난이고요.


그렇다면 디파이1.0의 어떤 문제로 인해 디파이2.0이 나왔을까요?


일단 디파이를 처음 들어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디파이란 무엇인지 부터 알아보시죠.


디파이(DeFi)란, Decentralized Finance로 탈중앙화금융을 말합니다.


간단한 예로, 제가 가지고 있는 A 코인을 담보로 걸고 B 코인을 대출받거나, 혹은 A 코인을 LP(Liquidity Pool, 유동성풀)에 제공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A 코인을 담보로 맡기고 B 코인을 대출 받는 것은 현실세계 담보대출이랑 비슷하니까 이해가 되는데, LP는 이해가 안가는데?

그럴 수 있습니다. 실제 은행은 중앙금융이라 은행이 모든 것을 준비해 두기에 LP라는 것이 필요가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보죠. 제가 미국 달러가 필요하여 하나은행으로 갑니다. 하나은행은 ‘준비해두었던’ 달러로 제가 가진 원화만큼 달러로 바꾸어줍니다.


이는 현실세계에서 하나은행이라는 중앙화된 금융이 존재하기에 가능합니다.


블록체인은 핵심이 뭐죠? 맞습니다. 탈중앙화입니다.


따라서 디파이 상에서는 은행처럼 바꿔줄 돈을 미리 준비해줄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준비해주는 주체가 중앙화된 거래소라면 CEX(Centralized Exchange), 탈중앙화된 거래소라면 DEX(Decentralized Exchange)가 되는 것 입니다.


CEX의 예로는 잘 아시는 코인거래소(Upbit, Binance 등)가 있고, DEX의 예로는 Sushi Swap, Pencake Swap 등이 존재합니다.


자, CEX는 1명이 직접 은행처럼 여러 가지 코인을 모은 뒤에 여러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교환해주는 것은 당연하니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테고, 그렇다면 DEX는 어떻게 금융을 처리할까요?


일단, 환전 서비스를 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화폐들을 모아야 합니다. 그것도 여러 사람들로부터 많이요.


DEX는 이를 위해, “당신이 A코인과 B 코인을 함께 우리 탈중앙화거래소 DEX 유동성풀 에 맡기면, 그 댓가로 xx%의 이자를 드리겠습니다”라고 홍보를 합니다.

이게 어느정도 쌓이면 A-B코인의 LP(유동성풀)이 생성이 되고, 이제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환전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맡기면 이자준다며?

맞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A, B 코인을 사서 A-B코인 LP에 맡기고, 맡겼다는 증거로 ‘LP토큰'이라는 보상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유저들은 해당 DEX로 와서 코인을 바꿔가는 환전 서비스의 댓가로 수수료를 내게 됩니다.

LP토큰은 어디에 쓰이는데?

LP토큰은 한 마디로 내가 돈을 맡겼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표에 불과합니다.

DEX에서 환전업무가 발생하고 쌓이는 수수료는 추후에 LP토큰 보유 지분만큼 홀더들에게 나눠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내 코인을 많이 맡길수록 LP토큰이 많이 쌓이고, 그 만큼 수수료도 많이 배분되는 구조이지요.


(디파이에서 제시하고 있는 xxx% 이자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수시로 변경되므로 투자시 주의를 요합니다. 높을 %일수록 유동성풀이 작을 확률이 크며, %가 낮을수록 이미 많은 유동성이 확보되었을 확률이 큽니다.)


아까 뭐 디파이1.0 , 디파이2.0이라고 하지 않았어?

자, 이제 디파이가 대충 뭔지 감이 오셨나요?


기존 디파이의 문제점은 대강 짐작이 가셨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모이지 않으면 LP(유동성풀)이 만들어지지 않고, 설사 LP가 만들어졌다고해도 사람들이 맡긴 돈을 빼버리면 LP유지가 되지 않아서 디파이 서비스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한 마디로 서비스 지속가능성이 유저들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죠.


그럼 디파이2.0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데?

디파이2.0에서는 프로젝트 운영진이 직접 LP를 만들고, 유지합니다.

프로젝트 운영진이 북치고 장구치면 그게 무슨 탈중앙화야?

예리하시네요.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디파이2.0 프로젝트는 대부분 DAO 형식으로 진행 됩니다.

여기서 DAO가 무엇인지까지 설명하게 되면 여러분들은 뒤로가기 누르실테니, 지금 당장은 DAO=주식회사 정도의 개념으로, 운영진도 프로젝트의 일부 주주에 불과한 방식이라 의사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가 없기에 중앙화까지는 아니다라고만 이해해주세요.


그래서 1.0하고 다른게 뭔데?

디파이 1.0이 보유한 코인을 디파이1.0 유동성풀에 ‘빌려’주고 이자로 LP토큰을 받았다면,

디파이2.0에서는 보유한 코인을 디파이2.0이 발행하는 코인에 ‘팔게' 됩니다.


뭐야 둘 다 가진 코인 주고 디파이에서 주는 코인 받는거잖아.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1.0에서는 유동성풀에 빌려준 코인을 회수할 수 있지만 (기존코인소유권이전없음),

2.0에서는 유동성풀에 기존 코인을 팔았기에 회수할 수가 없습니다(기존코인소유권이전됨)


이게 디파이1.0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데?

디파이1.0의 문제가 뭐였죠? 코인을 맡긴 사람들이 맡긴 돈을 회수해가기 시작하면 유동성풀 유지가 안되고, 결국 서비스가 말라죽는 수순이었습니다.


디파이2.0에서 프로젝트 운영진은 자체 발행한 코인으로 유저들로부터 유동성을 구매해서 소유권을 프로젝트하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유동성풀에서 유동성이 유출될리는 없습니다.


따라서 디파이2.0에서의 핵심은 어떻게 사람들이 기존 보유 코인을 프로젝트 운영진에게 팔게 할 것인가 입니다.


그 해답은 말도 안되는 이자율입니다.

102.748%가 아닙니다. 102,748%입니다. 10만퍼센트요. 눈이 뒤집힐만한 수익률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를 홍보하면서, “너네들이 유동성 판 댓가로 우리 코인을 가져간 뒤에, 우리 코인을 팔지말고 계속 들고있거나 우리한테 또 맡기면 수익률이 계속 늘어. 그런데 너네 중 한 명이라도 팔면 모두에게 손해가 나”와 같은 인식을 심어줍니다.

즉, 엄청난 수익률과, 가지고 있으면 모두가 이익이라는 인식 이 두 가지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유저들로부터 유동성을 사모으고 확장하고 선순환이 지속됩니다.


10만 퍼센트는 어떻게 주는데?

이 부분은 솔직히 저도 의아한 부분입니다. 디파이2.0 서비스에 의하면, 자신들의 코인을 보유한 홀더들이 많아지고, 코인시세가 올라가면, 프로젝트에서 추가로 코인을 발행하여 코인 시세를 유지하고, 판매차익을 유저에게 나눠주는 구조라고 합니다. 또한 복리의 마법으로 인해 위와 같은 기상천외한 퍼센트가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아 투자시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ㅇㅋ 이제 디파이, 2.0 대충 알겠어. 횡령은 왠 말이야?

크로노스DAO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입니다. 크로노스DAO는 클레이튼에서 투자한 디파이2.0 서비스로서, 기축통화인 $KRNO와 자체발행 스테이블코인 $KASH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크로노스DAO는 디파이2.0이므로 유저들로부터 여러가지 코인들을 ‘사’모아서 유동성풀을 만들고 그 댓가로 KRNO를 제공합니다.


KRNO는 따라서 여러가지 코인들이 담보로 잡혀있기에 내재가치가 존재합니다.


또 한 발 더 나아가 크로노스DAO는 KRNO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KASH도 출시하였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22년 5월경 프로젝트 운영진이 유동성풀에 보관중이던 600만개(600만달러)의 스테이블코인 DAI를 자체 발행한 KASH로 교환한 흔적이 포착되었습니다. 그 이후 KASH에 대한 담보를 설정하지도 않았습니다.


둘 다 스테이블코인이라서 1:1 교환인데 뭐가 문제?

내재가치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DAI는 Maker DAO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오랫동안 $1에 peg되어 있는 안전 스테이블코인인 반면, KASH는 프로젝트가 ‘자칭'하는 스테이블코인이며, 자체발행이 가능하기에 그 담보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내재가치가 없는 휴지조각에 불과할 수 있는 코인인 것이죠.


즉, 간단히 말해, 유저들이 맡긴 금고 안의 금을 휴지랑 바꿔놓고 휴지에 대한 담보를 설정해두지도 않는 꼴인 것이죠.

이후, 의혹이 불거지자 크로노스DAO측은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600만 DAI를 KASH와 바꾸어서 사용하였으며, 그 중 300만 DAI는 테라-루나의 USDT에 투자하였다가 손실을 보았으며, 100억은 프로젝트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어이가 없죠…


이후 디스코드 한국채널 폐쇄, 텔레그램 폐쇄 등 전형적인 러그풀 징조(?)를 보이고, 결국에는 프로젝트 청산투표를 진행하였으나 크러스트 및 KRNO 홀더들이 반대하면서 청산투표는 무산되게 되었습니다.

현재 KRNO의 시세를 우하향 중이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Disclaimer: 이 글은 투자추천목적이 아닌, 오로지 교육목적에서 작성되었음을 미리 알려드리며,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CBDC, 그리고 화폐전쟁 — 2편. 총성없는 전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