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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yung Kim Jan 10. 2024

증권이냐 상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Feat.코인베이스)

#블록체인 #코인베이스 #SEC

[본 글은 2022.08.03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최근 SEC가 코인베이스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와 함께 장중 -20%까지 찍은 대참사(?)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겁니다.


그렇다면 SEC가 무엇인고, 또 SEC 조사가 뭐 그리 대수라고 주가가 20%나 떡락을 하게 되었을까요?

우선 코인베이스가 뭐하는 회사인지부터 알아보시죠.

코인베이스가 뭐야?

코인베이스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중 유일하게 상장이 되어있는 회사입니다. 티커도 COIN으로 뭔가 유니크한 닉네임을 선점했네요.


현재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한화로 약 20조 수준이며, 작년 기준 PER는 6배입니다.


물론 작년 기준이긴하지만 그래도 PER 6배면 뭐 거의 가치주들 보다도 싼 상황이네요.


코인베이스의 실적은 ‘21년 기준으로 매출액 10.2조, 영업이익 4.0조 (마진율 40% 수준) 입니다. 진짜 대단한 회사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단한 회사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주가가 떡락을 했을까요?

코인베이스 내부에서는 코인들을 심사하여 상장을 해도 되는지 판단하는 자산상장팀이 존재하는데요, 이 팀에 있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거에요.


“내가 찍어주는 코인들이 상장되고, 그 코인들이 떡상하잖아… 그러면 내가 상장시킬 코인을 미리 사두면 떼돈 벌지 않을까?”

실제로 7월21일 미국 검찰은 전직 코인베이스 직원 3명을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하였습니다.

모든 전쟁은 명분이 있어야 하죠?


평소 테라 사태 등으로 투자자들의 통곡 소리가 한창이던 때에 어떻게 하면 이 코인판을 규제할 수 있을지 각을 재고 있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때다 싶어서 선빵을 날립니다.


선빵?

SEC는 코인베이스에 상장되어있는 9개의 잡코인(KROM, RGT, AMP 등)이 하위테스트*상 증권에 해당되며, 따라서 코인베이스는 SEC에 등록하지 않은 증권을 거래되게 했다는 구실로 코인베이스 조사에 착수합니다.


*하위테스트(Howey Test): SEC가 특정 상품이 증권인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테스트

- 테스트 목록: i) 투자 자금 존재 여부, ii) 해당 자금이 공동 출자된 기업에 투입되는지 여부, iii) 투자로 인한 기대이익 존재 여부, iv) 투자자가 아닌 타인의 노력으로 이익이 발생하는지 여부

아니 왜 비트코인, 이더리움도 같은 코인인데 잡코인만 괴롭혀?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SEC는 한 번 뱉은 말은 지키는 습성(?)이 있는데요,

2018년 SEC 위원장 윌리엄 힌먼은 이더리움이 처음 프로젝트 자금을 공모할 당시에는 증권의 성격을 지녔지만, 이후 구조가 탈중앙화 되면서 증권의 성격이 사라졌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2019년에는 또 다른 SEC 위원장인 제이 클레이튼이 비트코인은 주권통화(달러, 원화 등)를 대체하기 때문에 증권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조금 논리가 와닿지는 않더라도 그들이 뱉은 말이 있기에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SEC의 규제망을 벗어난 것 처럼 보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SEC한테 선빵을 맞은 코인베이스는 억울하다는 말과 함께 코인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취급해 달라고 청원서를 올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면 코인베이스 입장에서 코인이 증권 대신 상품으로 취급 받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코인베이스에 증권으로 취급되는 코인이 하나라도 상장이 되어있다면, 코인베이스는 SEC의 규제를 받게 됩니다.


SEC의 규제를 받게 되면 SEC가 요구하는 각종 규제안들을 만족시켜야하고, 여기에는 돈과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즉, 족쇄가 채워지는 것이죠.


반면, 코인이 상품(Commodity)로 취급이 된다면, 거래소는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인 CFTC의 규제를 받게 됩니다.


CFTC의 규제의 강도는 SEC에 비하여 훨씬 낮으며, 따라서 거래소 입장에서도 피할 수 없는 규제라면 차라리 CFTC의 규제를 받겠다는 입장인 것이죠.

CFTC는 왜 규제를 느슨하게 하는데?

이는 두 조직의 탄생배경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SEC는 대공황때 주식폭락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많아지자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를 만들면서 설립되었기에 투자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조직입니다.


그와 반대로, CFTC의 경우에는 미국 농민들이 기후변화 등 여러가지 악재들을 헷지하고 안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끔 선물거래를 장려하면서 만들어진 조직이죠. 따라서 거래자가 선물거래를 통해 리스크를 헷지 할 수 있냐 없냐가 규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정리하면, 현재 SEC가 어떤 조사결과를 가지고 올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규제를 적용할지 가상화폐씬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3/ 코인베이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투자종목 추천 절대 아님)

위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저는 코인베이스의 미래는 아직 밝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i) 코인 시장 재점화

지금 당장은 테라 사태 등으로 코인 윈터를 직격으로 맞은 것처럼 보입니다만, 현재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이 살금살금 다시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9월 중순 예정된 이더리움2.0 마이그레이션 등으로 앞으로 가상화폐 시장은 점점 더 개선되어 갈 것 입니다.


이러한 와중 디파이와 같은 킬러앱이 또 다시 나와준다면 가상화폐에 대한 수요가 다시 몰릴 것이고, 이는 코인베이스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ii) 가상화폐 제도권화

현재 가상화폐가 규제대상이냐 아니냐로 과도기적인 행보를 걷고 있지만, 결국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커지고 피해액이 늘면서 규제망을 벗어나긴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회초리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어차피 벗어나지 못할 규제망이라면 어서 빨리 규제가 정착이 되어서 가상화폐가 제도권화 되는게 시장의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SEC조사 사태도 코인베이스에게 장기적으로는 약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iii) 과감한 구조조정

최대 6천명까지 불어났던 코인베이스 직원수였는데요, 최근 CEO가 1/5정도 lay-off 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를 통해 운영비를 대폭 삭감하고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기폭제로 삼고자 함이겠죠?


iv)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최근 주가 폭락장 이후 최대 $400 언저리에서 현재 $60정도까지 조정이 이루어 졌습니다. 


‘21년 기준으로 PER multiple이 6배 밖에 되지 않으며, 시총 또한 약 18조인 상황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정도 밸류에이션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됩니다.


(Disclaimer: 위 글은 투자 종목 추천이 아닌, 오직 교육 및 정보 전달용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투자는 투자자의 판단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 책임 또한 투자자에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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