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hyung Kim Jan 10. 2024

이더리움의 The Merge

#블록체인 #이더리움 #합의알고리듬

[본 글은 2022.09.21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이더리움2.0? Merge? 도대체 뭐가 머지?


네, 드디어 이더리움 역사상 가장 큰 업데이트인 The Merge(이하 ‘머지’)가 9월 15일 오후 3시 43분경 완료가 되었습니다.

그럼 1분1초가 아까운 여러분들을 위해 머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다들 이렇게 난리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자 가보자고~


우선 성격 급한 분들을 위하여 한 줄 요약하자면,

머지는 이더리움의 기존 합의방식인 작업증명방식(이하 ‘PoW’, ‘Proof-of-Work’)을 지분증명방식(이하 ‘PoS’, ‘Proof-of-Share’)으로 바꾸는 업데이트입니다.


자 침착하시고, 그렇다면 PoW가 무엇이고 무슨 문제가 있길래 PoS로 업데이트하는지, PoS는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봐야겠죠?


그 전에! 복습차원에서 블록체인은 무엇이고 합의방식이 왜 블록체인에 있어서 그리 중요한지 알 필요가 있겠죠?


블록체인이란 탈중앙화 네트워크로, 복수의 참여자(노드)들이 특정 합의방식을 통하여 하나의 장부를 관리하는 형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탈중앙화’와 ‘합의방식’ 입니다.

하나의 대학교 동아리가 있습니다. 이 동아리는 회비를 걷으면 총무와 부총무가 장부를 관리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총무진이 무능하거나 악의를 품을 경우 횡령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그래서 앞으로는 회원 모두가 쉐어하는 ‘공유장부’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그러나 ‘공유장부’ 또한 소수의 악의적인 회원들이 조작된 거짓장부를 들이밀면서 ‘내 장부가 맞어’라고 우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회원들끼리는 합의를 통해서 어떤 장부가 ‘참’인지 판단하기로 합니다.


바로 여기에서 어떤 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는지가 중요하며, 올바른 합의방식을 통해서 진실된 장부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 입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록체인들마다 올바른 장부를 유지하기 위해서 각기 다른 합의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합의방식이 곧 그 블록체인의 보안성, 탈중앙화수준, 확장성 등을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트릴레마, 탈중앙화, 확장성, 그리고 보안성

자 지루한 복습은 여기까지.


머지 업데이트가 이더리움의 기존 합의방식인 PoW를 PoS로 바꾸는 업데이트라고 했는데, 도대체 PoW는 뭐고 PoS란 뭘까요?


진짜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블록체인에 합의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매초마다 갱신되는 거래정보를 블록에 담아서 기존 블록과 연결시켜 새로운 올바른 장부를 계속 유지해나가기 위함이다라고 말씀드렸죠.


블록체인 합의과정에서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지만 아무나 참여하게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거래정보를 블록에 담는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믿을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 방법이 바로 합의방식, 즉 PoW와 PoS인 것입니다.


PoW는 작업증명방식으로, ‘특정 작업을 땀흘려 완료한 유저는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야?

PoW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사용자들에게 수학문제를 냅니다.


굉장히 간단해요. 컴퓨터가 묻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숫자나, 단어, 문장이 있는데 그걸 맞춰봐!’

이게 문제라고????


네 맞습니다. 문제 맞아요. 이걸 어떻게 맞출까요? 찍는 수 밖에 없습니다.


완전 단순 문제이며, 따라서 단순연산에 탁월한 그래픽카드 및 ASIC 등 채굴기를 돌려서 컴퓨터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을 맞추면 그 사람은 그만큼 고생한 사람이고, 믿을만한 사람이기에 새로운 정보를 담은 블록을 연결할 권한을 줍니다. 또 그에 대한 보상으로 코인도 받는 것이구요.


이더리움은 기존 위의 PoW를 합의방식으로 채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뭔가 비효율적인 것 같지만 여태껏 가장 안전한 합의방식으로 평가받아 왔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및 도지코인은 여전히 PoW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더리움은 왜 가장 안전한 PoW를 버리고 PoS로 가고자하는 것일까요?


PoW는 국제적으로 수많은 채굴장이 단순 문제를 풀기위해 겹겹이 쌓여있는 그래픽카드, ASIC 들을 365일 굴리며 전력을 사용해야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채굴장에서 사용되는 전력량이 스웨덴 연간 전력량과 맞먹을 정도니 말 다 했죠.


요즘 트렌드가 ESG인데, 명실상부 블록체인 2위가 환경을 해치고 있다면 말이 안되겠죠?

그럼 이더리움이 그렇게 꾸역꾸역 바꾸고자하는 PoS는 도대체 무엇이고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PoS는 현대 주식회사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즉, ‘이더리움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허튼 수작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합의방식입니다.


PoS의 Validator(이하 ‘검증자’)는 무작위로 선출되며, 선출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32이더리움 (한화 약 7천만원)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예치를 해야합니다.


32ETH를 예치한 사람 중에 검증인이 무작위로 선발되며, 이후 검증 작업을 하면서 수수료 등을 얻으면서 보상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악의를 품거나 실수를 저질러 잘못된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이것이 발각되면 ‘Slash’라는 제도를 통해서 예치된 32 이더리움의 일정 부분이 페널티로 깎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PoS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 이더리움 머지로 PoW에서 PoS로 전환되면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투입되는 전력사용량이 기존 대비 99.95% 감소할 것이라고 비탈릭 부테린은 말했습니다.


둘째, 이더리움 홀더들은 예치를 통해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PoS는 PoW와 달리 자기가 가진 코인을 블록체인에 예치하고 검증작업을 하면 보상을 받는 구조입니다. 이 보상을 ‘이자’라고 표현하구요. 전문가들은 머지 업데이트 이후 이자율이 최대 약 7% 수준까지 도달 할 수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셋째, 인플레가 감소할 예정입니다. 비트코인은 2100만개 한정 생산되는 반면, 이더리움은 무한정 생산가능했기에 이더리움 가치 절하 요인이 되곤 해왔습니다.


또한 기존 PoW에서는 채굴자들에게 제공해야할 이더리움이 매년 추가로 생성되곤 했죠.


하지만 이젠 채굴자들이 사라지면서 그들에게 지급될 이더리움이 생성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이더리움을 가지고만 있어도 재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는 코인홀더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죠.


머지 이후에는 연간 약 500만개의 이더리움이 덜 생성될 예정이고 이는 곧 약 4%의 인플레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고 하니 홀더들에게는 호재겠죠?


넷째, 블록생성주기가 짧아지고 더욱 일정해집니다. 기존 PoW에서 수학문제 풀이 속도에 따라 상이했던 블록생성주기가 이제는 PoS로 넘어오면서 일정한 주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수학문제를 풀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기존 평균 13초였던 블록생성주기는 이제 일정하게 12초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 됩니다. 그만큼 효율화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다섯째, 이더리움2.0으로 진화하는 초석이 완성되었습니다.


‘뭐야’ 머지가 이더리움2.0 아니야? 하시는 분 계실텐데 아닙니다.


머지는 이더리움2.0으로 가는 첫번째 업데이트입니다.


이더리움은 Merge — Surge — Purge — Splurge 순서의 업데이트를 거쳐 완성본인 2.0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Surge?

2023년 도입될 Surge는 이더리움의 문제점 중 하나인 비싼 가스비 및 거래비용을 가시적으로 낮출 계획입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Sharding 및 Layer2 롤업을 통해 거래를 처리하는 방식을 더욱 효율적으로 바꾸어 거래비용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샤딩이란 간단히 말해 노드당 데이터 기록양을 줄여 초당 수십건에서 10만까지 거래량을 상승시키는 작업입니다.


기존 이더리움은 초당 13건의 거래밖에 처리가 되지 않는 완전 무거운 네트워크였습니다.

롤업 또한 가스비 절감에 한 몫 합니다.


롤업이란 간단히 말해서, 거래처리속도 향상을 위해 거래는 이더리움 메인넷 밖에서 처리하고 결과값만 메인넷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거래 정보를 다 기록하기보다는 최종 Net 값만 메인넷에 기록하니 훨씬 가벼워 지겠죠?


Surge 2024년 이후?


서지 이후 퍼지는 Verkle Tree 도입(저장기능최적화), 스플러지는 히스토리컬 데이터 감소(저장기능최적화) 등으로 대략적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생략하겠습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PoS로의 전환, 단점은 없을까요?


단점이 있으니까 말을 꺼냈겠죠 ㅎㅎ


자, 단점1. 중앙화 이슈.


블록체인이 왜 생겨났다고 했죠? 한 명이 돈관리 하다보니 문제가 생겨서였죠?


PoS는 누가 돈 관리하죠? 이더리움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블록을 생성하는 권한을 가지죠.


그렇다면 이제 여러분은 생각합니다. 그럼 결국 부자가 다 관리하겠네. 네 맞습니다. PoS는 태생부터 중앙화 이슈를 안고 태어난 아이입니다.


그래서 이더리움은 생각했습니다. 각 노드마다 예치금 한도를 두자.


이렇게해서 이더리움은 각 노드마다 검증인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32ETH (약 8천만원) 상한선을 그어놓았습니다.


즉 100ETH를 예치한다고해도 해당 컴퓨터에서는 32ETH를 예치한 컴퓨터와 똑같이 하나의 검증인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러면 똑똑한 부자들은 생각해냅니다. 여러 개의 컴퓨터로 돈을 나누어서 여러명의 검증인을하면 되잖아? 네 맞습니다. 안타깝게도 여기까지는 막을 수는 없습니다.


즉, 우회적으로 중앙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됩니다.


물론 기존 PoW에서도 전세계 채굴장의 51%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가짜장부를 만들 수 있었으니 모든 합의방식이 완벽할 수 없긴 합니다.


실제로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에서 51% 이상으로 지분이나 채굴파워를 가지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긴 하구요 ㅎㅎ

두번째. 유동화 이슈.


머지 업데이트 이후 32ETH를 예치하고 검증인으로 참여한 노드들은 이후 6–12개월 안에 이루어질 유동화 업데이트(Shanghai update)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ETH를 언스테이크(예치금회수) 할 수 없습니다. 즉 투자금이 묶인 겁니다.


2023년 3월에서 9월 사이에 Shanghai & Capella 업데이트가 있을 것이고, 그 이후에 추가적인 업데이트가 있고나서야 원활하게 예치금을 넣었다 뺐다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계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더리움 머지 업데이트.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주가는 머지 업데이트 이후 오히려 빠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7년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이다보니 이더리움 가격에는 선반영이 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References:

https://www.coindesk.com/tech/2022/08/01/ethereum-after-the-merge-what-comes-next/

https://decrypt.co/105707/ethereum-merge-surge-verge-purge-splurge-vitalik-buterin

https://decenter.kr/NewsView/26B3IM8T29/GZ0304

작가의 이전글 증권이냐 상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Feat.코인베이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