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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yung Kim Jan 10. 2024

제2의 루나? FTX 뱅크런 사태와 Binance

#블록체인 #FTX #바이낸스

[본 글은 2022.11.11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최근 크립토윈터로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국내에 ‘뽀글이’로 잘 알려져있는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가 이끄는 FTX 거래소입니다.

FTX CEO Sam Bankman-Fried


FTX는 1위 크립토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이어 미국 상장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함께 2, 3위를 다툴 정도로 거대한 굴지의 거래소였습니다.


바이낸스와 FTX 거래량을 합치면 전체 크립토 시장 거래량의 80% 수준을 웃도는 수치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크립토거래소 거래량 순위 (Source: coinmarketcap.com)


루나는 블록체인이니까 위험했다쳐도, FTX는 그냥 거래소잖아?

맞는 말씀입니다.


거래소는 말 그대로 고객의 돈을 받고 고객이 원하는 거래를 체결해주는 일종의 ‘중간업자’입니다. 루나와 같은 블록체인이 가져야할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운영방식 등이 딱히 덜 필요한 사업영역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 뭐가 문젠데?

하지만 중간업자가 중간에서 고객의 돈을 함부로 만지다가 손실을 내었다면?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뽀글이 CEO는 FTX 거래소와 함께 알라메다 리서치라는 코인투자 회사를 운영하며 크립토 투자사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FTX 거래소는 자체코인인 FTT를 발행하죠.

(Source: FTX)

FTX는 알라메다에 FTT 코인을 빌려주고, 알라메다는 FTT를 담보로 대출을 받습니다. 그 대출받은 돈으로 또 FTT를 사고 반복되는 과정에서 FTT 가격은 급등하고 FTX와 FTT 모두 행복한 상황이 펼쳐지죠.


하지만 코인장이 하락장일 때는 얘기가 다릅니다. 하락하는 코인을 다른 코인이나 현금을 통하여 가격방어가 되어야 하는데 가격방어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순간 코인 가격은 떡락하게 됩니다.


유난히 미세먼지가 심하던 11월 2일, 코인데스크는 기사 하나를 내보냅니다. 뽀글이의 투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제표와 함께 말이죠.

(Source: Coindesk)


기사의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알라메다 대부분의 자산이 자체발행 코인인 FTT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죠.


FTT만 가지고 있는게 뭐가 문젠데?

이게 큰 문제인 이유는 루나 사태가 터져도 FTT 가격 하락을 막을 총알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생각을 해보세요. 다른 사람들이 FTT를 계속 던지고 있습니다. FTT의 최후의 수호자인 FTX와 알라메다는 FTT를 사주면서 매도세를 막아야 하는데, 가지고 있는 총알이 FTT 밖에 없습니다.


FTT로 FTT를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러던 중 1위 거래소 바이낸스의 CEO인 자오창펑(이하 “CZ”)이 의미심장한 트윗을 남깁니다.


위 기사를 부탁한건지 아니면 읽고 반응한 것인지 의문이 드나, 얼마 지나지 않아 CZ는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를 매도하겠다고 공시를 합니다.


보통 FTT 가격 하락을 유도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매도하고 마는게 정상이지만 FTX가 싫은건지 망하게 하고 싶었던 건지 몰라도 트위터에 대문짝만하게 선포를 한 것이죠.

이후 CZ는 자신의 트위터에 FTT 코인 매도의 배경이 루나와 같은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위험관리차원이며, 바이낸스를 견제하기 위해 정치권에 로비를 한 FTX에 대한 보복임을 암시하였죠.


(Source: Twitter)


보통 바이낸스가 아무리 1위 기업이라고 하나, FTT는 FTX가 발행한 코인이고, 또 FTX 자체도 거대한 거래소이기 때문에 바이낸스가 FTT를 던진다고 한들 가격방어만 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 입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FTT는 곤두박질 쳤습니다. 몇 일 전만해도 4만원하던 코인이 현재 4000원 따리가 된 것이죠.

(Source: Coinone)


루나 사태로 학습이된 크립토 홀더들은 이제 망설임이 없어졌습니다. FTT 코인 떡락을 발견한 홀더들은 FTX에서 자신들의 예치금을 한꺼번에 빼기 시작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뱅크런’이 시작된 것이죠. 약 3일간 한화 9조원 정도가 빠져나갔다고 하네요.


(뱅크런이란, 예금자들이 돈을 찾기 위해 일거에 창구로 몰려들어 집단적 분노와 공포에 휘말리는 사태를 말합니다)

아니 맡긴 돈을 그대로 돌려주면 뱅크런이 와도 상관없잖아?

맞습니다. 거래소는 말 그대로 고객들이 돈을 맡기고 원할 때 빼주면 그 뿐입니다. 물론 거래소가 고객들의 돈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전제에서는 말이죠.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건, FTX 거래소는 갑자기 거래소가 해서는 안되는 금기의 액션인 ‘출금중단’ 조치를 내려버립니다.


말 그대로 은행이 더 이상 고개들의 돈을 인출할 수 없도록 막는 조치인 것이죠.

(Source: Coindesk)


이 와중에 뽀글이 CEO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는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바이낸스에게 FTX를 인수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바이낸스 입장에서는 FTX 인수를 통하여 시장점유율도 늘리고 좋은 딜이 될 수 있겠다싶어 인수 검토까지는 진행하는 듯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non-binding LOI (구속력없는 의향서)도 작성하였으며 기업인수를 위한 실사까지 진행 예정이라고 트위터에 발표하였습니다.

(Source: Twitter)


하지만,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다시피, 바이낸스가 FTX를 실사한 결과, 재무제표에 큰 문제점을 발견하였으며, 장부상 일명 ‘빵꾸’가 난 것을 발견하여 더 이상 FTX 인수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발표를 해버렸습니다.

(Source: Twitter)


바이낸스의 FTX 인수건은 하지만 언뜻봐도 현실성은 없는 딜이긴 했습니다. 왜냐하면 바이낸스가 자체가 중국인이 CEO인 중국계 회사이며, 미국이 중국계 회사가 미국계 회사인 FTX를 인수하게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 같으며,


또, 바이낸스와 FTX를 합하면 시장 거래량 80% 이상을 웃돌기 때문에, 독과점 이슈가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이 사태가 어떻게 끝나냐에 따라 앞으로 크립토윈터가 얼마나 지속될지 달라지겠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보여집니다.


다들 피해 없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 — — — — — — — — — -

* Update as of 22.11.15

(Source: 한국경제)

현재 FTX는 파산신청을 한 상황이며, 부채가 66조 규모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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