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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호 Jul 07. 2022

이준석 때리기, 윤석열의 동반자살



이준석 윤리위가 곧 다가오는 가운데에 이준석의 곤경이 윤심과 관련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한 사실로 떠돌고 있다. 대통령 선거기간 중 당대표와 후보 간의 불화에서 묵었던 앙금을 지금 와서 풀겠다는 윤석열의 심중으로 읽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해석을 건방진 이준석을 드디어 윤석열이 참교육한다라는 평가와 해석 등도 있는데 정말 이런 연유로 이준석이 질타받는 거라면 대통령 속이 좁다고밖엔 말 못 하겠다.


각설하고, 이런 시시껄렁한 암중의 해석을 하려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이 싸움의 사실과 전말을 캐내는 것은 상당한 뇌피셜의 근거 외에는 크게 기댈 수 있는 추리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언론이나 찌라시에 둘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검증 가능하고 신뢰할만한 정보가 떠도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현상을 가지고 자기들끼리 저마다의 사심 담긴 해석을 하고 그대로 믿는다든가 또는 익명으로 어떤 관계자라고 나와서 불화를 조장하는 인터뷰를 듣고는 확증편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집중해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갈등 양상은 윤석열이 지금은 이기는 상황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아니, 고작 몇 달 내에 분위기가 나오겠지만 곧바로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상황으로 나타날 것이다.


사실, 나는 윤석열이 이준석을 담그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에 나온 정보들이 윤석열의 핵심 관계자들의 익명 인터뷰들에서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 정보의 질이 그냥 시장 저잣거리에서 떠도는 싸구려 소문들에다가 자기가 믿고 싶은 해석을 덧붙여서 나온 게 윤석열 이준석 갈등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실제로 윤석열이 이준석에 대해 인간적으로 굉장히 불쾌했고 그것에 앙심을 품고 이준석을 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고 한들, 지금 갈등의 주체는 윤석열과 이준석이 아니라 당내 혁신을 거부하는 구태들과 이준석을 비롯한 혁신파들의 대립이 하나의 이벤트로 나타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심이 전말에 있을지도 모를 테지만 지금 이 이벤트에서 주축으로 나온 것은 윤핵관들이지 윤석열 본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의 문제 주체들은 이준석과 윤핵관들의 파이팅 이벤트로 봐야지 윤심이 뭐내 이준석을 버렸내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윤석열 본인에 대해선 윤핵관들이 모이는 구심점 정도로만 봐야지 내가 보기엔 그가 갈등의 핵심축으로 행동하거나 그런 지위를 활용하는 것 같지가 않다. 정말 갈등이 발생했더라면 박근혜 유승민이라든가, 금태섭 문재인, 윤석열 문재인처럼 당정 협의 간의 불일치 이벤트라도 발생해야 마땅한 것인데 그러한 이벤트도 없으면서 갈등이 격화됐다고 하는 게 정말 갈등이 있기는 한 걸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예 이준석과 윤석열 본인들이 당면한 갈등이라는 것이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불화설을 해석으로 때운다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추론 같아 보인다.


실제로 내가 유승민이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패배하고 sns를 올렸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윤석열이 유승민을 견제했건, 아니건 간에 중요한 것은 당 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사람들은 개혁적인 사람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윤석열 본인이 어떤 생각을 하든 본인 의중과는 상관없이 이 사람을 구심점으로 뭉칠 것이라고 예상한 적이 있다. 불화의 사실 증거도 없는데 주변에서 의혹과 해석의 거품만 커지기만 한다는 것을 볼 때 윤핵관들은 대통령 아래를 구심점으로 뭉치고 행동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재미없지만 정확한 해석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마디로 총선 공천 개혁과 혁신에 반대하는 인물들이 파벌을 만들고 힘을 결집시키려고 하는 중에 마땅한 명분이 윤석열의 이름 아래에서 우린 대통령을 수호하는 파벌이라고 내보이는 것이다. 정말로 윤석열과 친한 윤핵관과는 약간 범위가 다르지만 어차피 그러한 집단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 세세한 의미 여부는 생략하도록 하자.


만약 윤핵관의 실체가 이렇다면, 문제는 대통령이 이러한 당 내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과 정부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윤석열 본인이 한 말이고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근데 지금 상황은 간섭이 아니라 그냥 소통 자체가 단절된 것처럼 보이는데 당 관계자가 언론 보도를 듣지 않고는 정부의 인사나 정책 관련 정보를 아예 확인하지 못한다든가 아예 교류 자체가 안되고 정부와 당의 소통창구가 윤석열과 사적으로 친한 당내 관계자들만으로 국한되어있는 게 사실이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당 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올 수도 있는 것이고, 윤핵관들이 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윤석열 이름을 팔고 이준석을 선제공격하면서 추태를 부리는 책임과 국민들의 시선이 대통령 본인에게 전가되고 있다. 당과 정부 간의 간섭 최소화가 대통령 본인의 국정 철학일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무책임하게 방치하면서 윤핵관들이 본인 이름을 대면서 깽판을 치는 와중에, 대통령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면, 누가 봐도 윤석열 본인이 시켜서 윤핵관들이 그 짓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밖엔 없다. 현재 윤석열 국정지지율이 부정 평가로 흘러가는 출처가 이러한 당내 갈등 양상으로 보인다.


명백하게 말하지만 윤석열이 정말 윤핵관을 데리고 당대표와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면 그만큼 추하고 속 좁아 보이는 행동이 따로 없다고 본다.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당내 부조리와 인물들의 실력 향상에 기여하고자 노력하는 혁신과 개혁을 진행하는 와중에 사사로운 개인감정 때문에 이준석을 공격한다는 게 과연 국가를 바른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는 사람의 대국적인 마인드인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난 최대한 대통령이 품위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따름이다.


따라서 지금의 갈등이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평가를 하고자 한다면 첫째가 이준석이 싫으니까 그냥 이유 불문하고 너 나가라라면서 트집을 잡고 공격하는 윤핵관들이고 둘째는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고 방치하는 대통령이다.  감히 평가하건대 만약 윤석열이 작정하고 이준석을 공격하는 것이라면 이 사람은 속이 좁은 것이고 반면에, 그냥 감상적인 마인드로 나는 정부일만 하고 당 내 문제는 나와 별 상관이 없는 것 아니겠냐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 이 사람은 무능한 것이다. 정치인 출신이 아닌 사람의 정무 능력이 밑바닥을 드러냈다고밖엔 볼 수가 없다.



국민의 힘 갈등을 지켜보면서 기존 정치에 불신 때문에 이준석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볼 때 첫째와 둘째가 설사 다를지라도 사실상 같은 부류로 볼 것이다. 세대권 보수 말대로 이준석도 잘못이 있지 않냐고? 성상납 자체가 실제라 하더라도 개인적인 범죄이지 이것 자체는 구태들이 혁신을 방해하기 위한 명분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며 이준석은 일방적으로 공격받고 그걸 방어하는 형세밖에 취한 적이 없다. 갈등 자체가 문제라고 하는데 그걸 구태들이 선빵 날렸다니까요 글쎄. 바로 이러한 문제 상황에 대해서 개혁적인 성향의 국힘 지지층들의 반발이 윤석열에 대한 국정 부정 평가로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 참고로 세대권 보수들은 대개 어떤 갈등이 생기면 '그 갈등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겠지만 본인들이 이상적으로 꿈꾸는 기존 체제대로였으면 그냥 상급자가 지시하면 일사불란하게 척척 해내야 하는 게 맞는 건데 의견 불합치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라는 것을 도무지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들에게 갈등은 그저 분란 그 이상은 못 되는 것이다. 이준석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이유도 이러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어쨌든 사람의 능력이 부족한 건 절대로 문제가 아니다. 뭔가 부족하다면 그 부족한 부분을 함양하고 키워서 극복하면 그만이다. 그 실패를 인지하고 그걸 극복해서 다음 비슷한 상황에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면 성장형 정치인으로 주목과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사단은 발생했고 윤석열의 당정 협의 능력이 거덜 났다는 것이 들통난 시점에서 본인이 이 상황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실패인지 아닌지도 모른다는 것은 문제 해결의 첫 단추도 못 채우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항상 해결을 찾기 이전에 발생한 실패에 대한 인지와 책임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실패한 줄도 모르고 내가 한 지도 모르겠다는 사람은 그게 문제인지 인식조차 하지 못할 것인데 어떻게 해결방법을 모색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더구나 대통령 옆에는 몇십 년 간 정치를 해온 프로 정치인들이 보좌를 하고 있을 텐데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시켜주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능력과 진의를 의심할 수밖엔 없다. 이런 것을 통치자의 눈과 귀를 막는 십상시의 정치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사단이 윤핵관들의 승리로 끝나든, 이준석의 승리로 끝나든 결과는 이준석과 윤석열의 동반자살로 끝나게 될 것이다. 윤핵관들은 사실 윤석열이 어떤 평가를 받고 비난받는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냥 윤석열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파벌을 만들기 위해 생긴 집단들이지 윤석열을 절대 수호하겠다는 박사모 같은 충신들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국회의원 직을 안정적으로 획득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장제원이 만든 혁신포럼에 국힘 의원 절반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사실 그들 전부가 국힘 텃밭 영남권 소속 국회의원들 아닌가? 전국민적인 비난을 받든 말든 간에 국힘 소속으로 꽂아주면 당선되는 지역에서 국회의원만 되면 된다는 인생 목표를 설정한 사람들인데 국민의 힘이 총선을 승리하고 말고 가 지들한테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저 자기 밥그릇을 위협하는 이준석에 대항하기 위해 윤석열 밑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그냥 볼 일이 다 끝나면 윤석열 이름만 받아먹고 빠질 사람들이다.


반면에 이준석은 윤리회 결정으로 인해 윤리적 정치적으로 강한 타격을 받을 것이고 윤석열은 윤핵관들이 본인 이름으로 싸지른 폐급 똥들을 본인이 전부 뒤집어쓰게 생겼다. 윤핵관들은 집단으로 움직이고 이름도 익명으로 감추면서 활동하기 때문에 본인이 욕먹는 게 아니라 그림자가 대신 비난받고 있다. 아무 정치적 타격 없이 이준석을 쳐내고 영남권 의원 직만 받아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본인은 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윤핵관들의 얼굴마담이라는 이유로 욕을 먹고 있다. 그러나 본인 위신만 실추시키는 인물들을 자기 측근이라고 데리고 다니는 것도 그냥 자기 능력이자 비판받을 요인이다. 최근에 윤석열 지지율이 40퍼센트 전반까지 하락했는데 지금의 여론을 보자면 윤리위에서 합당한 이유 없이 이준석 징계로 결론날 경우 조만간 20% 대도 어렵지 않게 보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윤석열에게 이 이벤트는 무조건적인 피로스의 승리로 끝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분쟁 여부와 상관없는 진정한 승리자들은 누구일까. 첫째가 가만히 앉아있던 민주당이고 두 번째가 구태 영남권 의원들이다.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들의 민주당 충성도는 한국 정치를 기형적인 모습으로 바꿔냈다. 민주당은 못해도 상관이 없는데 국민의 힘은 잘해야 선거를 이긴다. 왜냐하면 세대론적인 권력이 국민 다수인 4050 민주당 지지층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선거 시절까지가 고령층이 세대론적 권력을 잡았던 마지막 선거였다. 왜냐면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 어쨌든 국민의 힘이 이준석이 징계당하고 혁신위가 좌절되어서 다시금 구태정당으로 되돌아간다면 민주당이 다시 국정을 책임지게 될 수밖엔 없다. 국힘의 개혁적이고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지지층들은 다시금 정치혐오에 빠질 것이고 국민들의 정치혐오와 무관심은 민주당의 승리 플랜이다.


두 번째가 혁신을 무마시킨 영남권 철밥통 의원들이다. 혁신위가 좌절되면 이전처럼 능력이 있건 없건 지역 당협에서 세운 인맥 피라미드대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배분될 것이고 선거에서 이들은 낙승할 것이다. 서울 경기도 또 다른 지방들이 어떻게 되든 간에 이 구태들은 전혀 상관이 없다. 그냥 자기 지역구에서 승리하고 당 내 영향력만 유지하면 내 가문과 안위는 삼대가 갈 텐데 무슨 걱정이겠나. 이들의 걱정을 공천과정에서 능력위주로 평가받고 부적합으로 평가돼서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것이다. 앞으로 국힘의 혁신이 좌절되면 국힘은 다시금 지역정당으로 되돌아갈 것이며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실현시킬 귀중한 인재들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러한 동반자살을 막기 위해선 최소한 이준석이 징계가 될지언정 혁신의 기차는 멈추어선 안된다. 혁신위의 권위는 향후 당선될 다음 당대표의 심중과 의사를 초월하여 오롯이 국민을 위해 봉사할 자격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발탁하는 것에서 나온다. 그 권위와 목표의식이 꺾이지 않고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 국민의 힘은 상식적인 정당이라고. 아마 많은 중도층들이 공감할 것이지만 그때 이준석에게 호감을 가졌던 이유는 그저 신선했기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 국힘의 구태정치와는 다르게 '상식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가 비상식적이었기 때문에 상식이 신선해 보인 것이지 본질과 현상은 확실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게 이준석하고 안철수가 비교되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2010년대 안철수 현상이 왜 현상만으로 끝났을까. 그거야말로 정말 신선하다는 현상만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새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아직도 살아있다.


안철수를 깔 생각은 없었지만 어쨌든 비교하면 더 와닿으니까 이런 예시를 들었다. 그리고 윤석열도 바로 그런 기대만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인 것도 사실이다. 그냥 문재인에 들이박았다는 이유만으로 세대권 보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을 뿐이다. 윤석열이 정치 문외한인 건 모든 대한민국 사람이 다 안다. 어쨌거나 지금 대통령이 된 시점에서 정치 능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고 이제 능력을 함양해야 할 시점이지만 그 옆에 보좌진들이 지도자의 눈을 가리는 십상시들이라는 사실이 암담할 따름이다. 선거 기간 중에 국민 대다수가 그에게 우려했던 지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래서 정치 문외한을 보좌하는 상식적인 정치인들이 그를 이끌어주면 되겠다 싶어서 국민들이 선거에서 윤석열을 뽑아준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고 갈등은 더 악화되었다. 전술했지만 나는 윤석열 지지도가 곧 20%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지지율을 보고 과거 선거 시절처럼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치는 심정으로 이제라도 좀 능력을 기를 문제의식이라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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