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이 바라본 Shopify Editions Summer 24'
최근 쇼피파이(Shopify)에서 진행한 Shopify Editions Summer 24'가 공개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주제 중 이번 아티클에서는 주문과 AI와 관련한 소식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Shopify Editions의 목차를 살펴보면, Sell Online, Sell in Person, Sell wholesale 등 무난한 부제목들이 이어집니다. 그러다 하나가 눈에 띄었는데 바로 World's best checkout. 세계 최고의 주문서라고 이야기하는 자부심과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World's best라 말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쇼피파이는 이전에 주문서 성능을 논할 때, '처리 시간'과 '전환율'을 기준으로 그들의 강점을 소개했습니다. 주문완료 시간이 4초 정도 감소(Winter 24')했으며, 다른 주요 커머스 플랫폼보다 높은 주문서 전환율(Summer 23')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경로의 전환율을 하나로 통합해서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저도 주문 PM으로 전환율에 대한 분석을 하지만, 이것의 개선 여부나 비교는 정말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주문서에 특별한 변화가 없더라도,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높은 할인이 적용된 시점에는 주문서 전환율이 올라갑니다. 혹은 배송업체가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한 업체로 변경되는 등, 주문서 UI 이외의 요소가 전환율 개선에 많이 개입합니다.
그래서 쇼피파이는 '최고의 주문서'의 정의를 다르게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판매자가 다른 플랫폼보다 주문서를 다양하게 커스텀할 수 있다는 점을 그들이 '최고의 주문서'인 이유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쇼피파이는 6월 초, Checkout Blocks라는 서비스를 인수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노코드로 주문서를 편집할 수 있으며, 판매자가 AI 상품 추천, 디자인(정보 배너, 이미지, 헤드라인) 등 다양한 영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그 밖에 배송 방식 분할 선택, 주소 자동 완성, 국가별 주소 커스텀, Shop Pay 내 픽업지 설정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당연히 쇼피파이가 정답은 아니지만, 프로덕트와 관련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보통 좋은 프로덕트는 '사용자의 고민을 적게 만들어준다'라고 생각했는데, B2B에 동일한 관점을 적용해도 괜찮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희도 어드민에 수많은 기능이 존재해서, 조금 복잡한 느낌을 주기는 합니다. 그런 가운데 어떤 기능은 설정값이 하나의 값으로 100%로 설정된 것도 있다 보니, '이런 기능은 설정을 없애면 안 될까?'는 생각도 했습니다.
여하튼 사용자에게 다양한 기능과 커스텀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편리성을 높이고, 고민의 허들을 낮출 수 있는 방향, 이건 저도 계속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쇼피파이도 AI와 관련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Shopify를 활용해서 응답 자동화를 도와주거나, 상품의 이미지 변경을 도와주는 것과 같은 기능부터, Shopify Sidekick과 같은 어시스턴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상품 속성 제안 기능이었습니다.
이전 아티클에서 쇼피파이가 AI에 진심이라 말한 이유 중 제품 분류체계(Product Taxanomy)가 있었습니다.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검색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Semantic Search 기능, 그리고 이것을 위한 메타데이터 표준을 만들고 제공하기 위한 판에 'Suggest Categories & Attributes'라는 추가된 기능이 이번에 소개되었습니다.
판매자가 직접 메타데이터에 맞게 입력하면 좋겠지만, 이것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메타데이터 항목 중 어떤 값으로 설정할지 꼼꼼히 확인하고 등록하는 판매자도 많지 않을 것이며, 선의를 가진 판매자라도 모든 상품마다 가장 근사한 필드를 입력하는 것도 차이가 존재할 것입니다.
쇼피파이는 AI를 통해서 이를 해결했습니다. 즉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메타데이터를, AI기반으로 입력하도록 한 것입니다. 기능 설명을 보면, 이들의 인공지능인 Shopify Magic이 제품 설명과 업로드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미리 정의된 속성 값을 감지한다고 합니다. 쇼피파이는 이를 바탕으로 속성 기반의 상품 컬렉션 생성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거나, 다양한 채널에서의 데이터 동기화를 개선해서 판매 채널관리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선 제작 관점에서 흥미로운 점은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사용자가 입력이 아닌, 전처리만 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입니다. 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것이 수집과 전처리입니다. 사용자가 직접 좋은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하면 안 될 것 같으니, 사용자는 전처리만 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쇼피파이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idekick, Suggested Replies in Inbox를 보면, 이제는 구매자의 신상과 주문내역, 그리고 업체의 내부정보 등을 활용한 예상 답변을 추출하게 됩니다. 이는 기업의 Private 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산업에서 큰 이슈 중 하나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내년이면 소멸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디바이스/플랫폼을 보유한 애플이나 기업 내부에 솔루션을 구축하는 팔란티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쇼피파이도 플랫폼 내 데이터를 보유하고, 이를 토대로 엔터프라이즈 대상의 AI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으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AI 서비스에만 활용되지 않습니다. 그 자체적으로 데이터 서비스로 충분한 경제적 해자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웹/앱을 통해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GA4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쿠키를 기반으로 수집하며, 이커머스에 최적화 된 웹/앱 분석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아티클에서 언급한 것처럼 쇼피파이는 Peel Analytics를 인수해서,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고객 데이터 접근 권한 통제와 같은 데이터 보안과 관련된 업데이트부터 외부 데이터 Import, 오프라인 데이터 등의 통합, 실시간 리얼타임 데이터를 활용한 보고서 제작 및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분석가로 일했던 경험 때문인지 이 부분도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쌓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 있으나, 이를 통합하고 실시간성으로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엄청난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이걸 유의미한 정보로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ShopifyQL을 활용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높은 수준의 데이터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각화의 대명사로 알려진 태블로의 비용을 생각해본다면, 향후 쇼피파이의 이런 분석 도구가 사용자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커머스가 둔화하더라도 쇼피파이가 만들 잠재적 가치가 엄청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고민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사용자의 자유도, 사용성의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보거나, 플랫폼에 쌓이는 데이터를 어떻게 경쟁력으로 만들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6월 말까지 진행한 유튜브 쇼핑 런칭이 마무리되면서, 하반기에는 콘텐츠를 다시 꾸준히 써보려고 합니다. 매번 다짐했지만, 정말 일이 많아서 미뤄졌는데 이제는 조금 숨통이 틔일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매주 금요일마다 가치 있는 콘텐츠를 연재해보려고 하니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글 상단의 좋아요나 구독 부탁드립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