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의 힘은 국경을 넘어
지난 4월 10일, 사전 선거를 했기에 집에서 뒹굴뒹글 하다가 문득 머리를 깎으러 갔다.
옆머리가 삐죽삐죽 지저분하기도 했고 주말에 센터직원분과 홍보활동을 할텐데
내가 훈남도 아닌데 적어도 깔끔은 해야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다행이 선거날임에도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가위의 손길에 따라 벚꽃처럼 떨어지는 내 머리카락
머리 뒤에는 사각사각 가위소리. 눈 앞에서는 트로트 가락의 노래경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무슨 가요프로그램인데 일본사람이 열창을 한다.
남자 머리 깎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기에 노래 2곡을 들으니
거울 속의 내 머리는 금세 말끔해졌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갔다.
퇴근 후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 삼매경에 빠져드는데 미용실에 봤던 경연대회 짤을 보게되었다.
썸네일은 '양국의 명예와 자존심을 건 대결'이라고 싸움(?)을 부추기는 모양새였지만
난 점수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빠져들었다.
특히 16세 스마다 아이코의 '긴기라니 사리케나쿠'와 우타고코로 리에 씨의 '눈의 꽃'을
듣는데 정말 좋았다.
두 노래가 한국사람들이 잘 알기도 했던 곡이기도 했고 노래을 부르는 동안
음정, 박자, 표정, 손짓, 숨결 등 난 음악에 문외한이라지만
두 곡을 듣는 내내 나의 심장을 톡톡 건드리는 그 무엇이 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로라장을 휙휙 돌며 듣던 '긴기라니 사리케나쿠'
그리고 가수 박효신 씨가 불렀던 '눈의 꽃'과는 결이 좀 다른 일본 특유의 감성의 세계.
예술이란 게 그런거 같다.
시도 그렇도 음악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글과 노래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
일상생활 속 희로애락을 맞보며 하루하루를 지켜가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그 공통적인 감정을,
각국의 아티스트들은 그런 사람들 밑바닥에 감춰진 섬세한 감각을 무의식적으로 연주를 한다.
내 개인적인 바람은
일본 인디가수들을 초대하여 한국 인디가수와 함께 노래하는 그런 무대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