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줄 아는 용기
내가 며칠 전에 올린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주에 직장동료의 태도를 보면서 싸한 느낌이 든 적이 있었다. 처음엔 그저 내가 민감한 것이겠지 했는데, 내 느낌은 틀린 것이 아님을 며칠 지나서 알게 되었다. 그날은 우리 팀 회식이 있던 날이었다. 회식을 하는데, 내가 싸한 기분이 들었던 직장동료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넌지시 상대에게 그때의 일에 대해 화두를 던졌는데, 상대는 술에 취해서 나의 질문에 즉답을 줬다. 내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처음엔 살짝 충격을 받아서 멘붕이 왔다. 그리고, 그런 정신 상태로 며칠을 더 보냈다.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 했지만, 계속 내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것이었다. 그 불안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난 그렇게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실패한 인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났다. 왜 나와 큰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내가 이렇게 마음고생을 해야 하는지 말이다. 복잡한 기분이 정리가 되지 않는데, 요즘 일이 많아서 몸까지 피곤하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래서인지 주말에는 자포자기하는 마음이 되었다. 그래서, 미술수업도 받지 않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집에만 있었다. 진짜, 잠깐 운동하러 밖에 나간 걸 제외하고 밖에 전혀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잠만 잤다. 잠만 자고, 만화책을 보거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하던 중, 내 머릿속이 차차 맑게 정리되는 걸 느꼈다.
내가 느꼈던 위화감은 어찌 보면 별 문제 아닌 것이었다. 나와 아무 상관없고 나에 대해 그 어떤 감정도 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원했던 나의 불안한 감정이 문제였던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난 같은 팀 동료들의 인정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반응... 사실 나에게 차가운 반응이지, 상대는 평소처럼 날 대하는 것일 뿐인 일상이었다. 그리고, 난 그들이 변하지 않음에 좌절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나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동조를 얻거나 감정을 교류한다는 것은 절대 강제로 되지 않음을 말이다. 그리고, 상대의 반응이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그냥 그 관계는 그걸로 정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말이다.
답을 찾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상대에 대해 인정하기로 했다. "상대는 나에 대해 어떤 관심도 없는 사람인 것을... 그리고, 그 사실은 내가 어떤 노력을 하고 행동을 해도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임을 말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맞춰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렇다면,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내가 변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상태를 인정하고, 상대의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상대가 나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나도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삶을 살아가면서, 제일 어려운 게 바로 인간관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젠 가질 수 없는 인연에 매달리기 보다, 지금 내게 있는 인연을 감사해하면서 살아가도록 해야겠다. 나에게 주어진 인연만으로도 이 세상은 충분히 살만한 곳이니까 말이다.